권성회의 스톡스톡(Stock's Talk)
TPC·모바일어플라이언스
막연한 기대감에 상한가
매출 미미…실속 따져야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증권가에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15일 코스닥시장에서는 TPC,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아이엠, 상보 등이 4차 산업혁명과 같이 언급되자 순식간에 주가가 10% 이상 급등을 했습니다.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이 뭐길래 회사 가치를 순식간에 10~30%씩 올리는 것일까요.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자율주행 등 ICT가 제조업과 결합하면서 탄생할 차세대 산업 체계를 가리킵니다. 이런 기술이 적용된 것 중 가장 익숙한 예로는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들을 잡아내는 게임 '포켓몬고'를 들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기관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19세기 후반 '포디즘'으로 대변되는 자동화 시스템에 따른 대량생산 체제를 가능하게 한 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과 새로운 에너지 체계의 결합으로 탄생한 3차 산업혁명과 구분하기 위해 명명됐습니다.
각 산업 체계의 한계를 다음 세대의 산업 체계가 허물고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했듯이, 4차 산업혁명도 현대 사회의 '미래 먹거리'가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자동차 전장 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4차 산업혁명 수혜주를 찾느라 분주합니다. 주식커뮤니티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각 분야별로 4차 산업혁명 수혜 예상 종목을 정리해 놓은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문구만 보고 무턱대고 달려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 기업이 관련 기술을 보유했다고 해도, 그것이 곧바로 성장가능성과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TPC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와 제휴해 협동 로봇을 국내에 공급하는 등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 단계이다 보니 관련 매출은 미미합니다. 회사 관계자는 "협동 로봇의 경우 현재까지는 테스트 단계고 1~2달 후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경쟁사인 이스라엘의 모빌아이가 인텔에 17조6000억원에 인수됐다는 소식에 급등을 했는데요. 하지만 한 증권사 연구원은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모빌아이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규봉 신영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에 대해 단순히 기대감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실제로 내놓은 결과 등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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