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검찰에 마지막까지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김 총장은 6일 대검찰청 확대간부회의에서 "특별수사본부는 마지막까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특검 수사와 관련해서도 "특검에서 원활하게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특검과 협력해 인계할 부분은 차질 없이 인계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이날은 특수본이 특별검사에 1t 분량의 수사기록을 넘겨주면서 사실상 수사를 종료했다. 특수본은 지난 10월27일 꾸려져 40여일간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수사를 속도 있게 진행해왔다. 지난달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차은택씨 등을 구속기소하며 비선실세의 실체를 밝혀내고,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는 등 일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직접 대면조사가 무산되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국정농단을 배후에서 조정하거나 묵인ㆍ방조한 주요 혐의자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여전히 제식구의 범죄 혐의를 규명하는데는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검찰은 이번 수사로 일정 부분 명예회복을 했지만 검찰이 그동안 끊임없이 정권의 눈치를 봐오고, 때때로 권력의 핵심부에서 도구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국민적 신뢰는 여전히 낮다.
지난해 12월2일 취임한 김 총장이 이날 취임 1주년 소회를 밝히며 신뢰와 원칙 문제를 다시 꺼낸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김 총장은 "검찰의 신뢰회복 문제는 큰 숙제이고 난제이지만 한편으로는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며 "신뢰 회복을 위한 결론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총장 본인 역시 2014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지휘하며 박 대통령의 '수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건을 봉합하는데 급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러한 점은 한계로 작용한다.
당시 검찰은 최씨의 전남편 정씨의 국정 개입 등 문건 내용보다는 유출 경위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곪기 전에 국정농단 실체를 밝혀 정의를 바고 세우고 국가적 위기를 막을 수 있었던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는 지적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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