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기업범죄 엄히 다스려야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충무로에서]기업범죄 엄히 다스려야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AD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사망자 수가 200명이 넘고 직간접 피해자의 수가 수십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기업범죄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나 작년에 불거진 폭스바겐의 경유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 등과 같이 기업의 제품과 관련된 범죄뿐만 아니라, 미국의 엔론(Enron) 월드컴(Worldcom)의 회계조작 사건과 같이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부정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경제행위의 양상이 계속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경제범죄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 및 예방이다. 미국은 회계조작 사건 이후 회계부정을 종합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2002년 사베인즈 옥슬리 법을 통과시켜 기업회계 개혁 및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검찰 수사로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고려하더라도 기업범죄에 대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떠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우선 중요한 것은 그 사안에 대한 지식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기업범죄에 대한 매우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매우 미미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범죄의 적발 단계에서도, 그리고 적발된 건을 처리하는 단계에서도 문제가 많다. 그 이유는 연구를 위한 기본 자료가 매우 부족하고 사법연감이나 검찰백서와 같이 자료가 있는 경우라도 내용이 매우 부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부에 대한 자료 노출을 꺼리는 공무원들의 태도 때문에 별 것 아닌 문서도 보안을 핑계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체계적인 자료의 정비와 자료에 대한 접근성 개선이 이뤄져야 효과적인 기업범죄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닦을 수 있다.


다음으로 기업범죄에 대한 관대한 태도가 문제다. 일반범죄는 해당 개인과 그와 관련된 몇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범죄는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좀 더 무겁게 양형을 집행해야 하지만, 이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 개인이 느끼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관대한 처분이 내려지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서 1978년부터 2006년까지 금융감독 당국과 법원에서 회계부정으로 조사를 받은 임원들의 범죄 후 경력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93%가 조사 진행 중 또는 종료 후에 해고되었고, 28%는 형사처벌을 받아 평균 4.3년을 복역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해임 후 다른 회사로의 재취업이 불가능했고 스톡옵션을 행사할 기회도 상실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한 연구에서 기업범죄를 범한 지배주주와 전문경영인의 유죄판결 확정 후 경력 변화를 보았더니 38명 중 22명이 범죄를 저지른 회사나 동일 기업집단의 다른 계열사로 복귀하더라는 것이다. 또한 경제개혁연대가 2000년에서 2007년 사이에 기업범죄로 기소된 82명의 전문경영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심에서 약 94%, 2심에서는 전원이 집행유예로 풀려 나왔다.


재벌과 관련이 있을 경우 양형의 차이가 나는 점도 문제이다. 2007년부터 2014년 사이에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유죄판결을 받은 252명의 범죄자에 대해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재벌과 관련이 있을 경우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일반 경제범죄보다 10% 높아진다. 재벌의 경우 사법부가 국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염려하는 점은 이해가 가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엄중히 다루어야 한다. 또한 좀 유능하다는 변호사들이 재벌에 포획되어 재벌의 경제력 집중 폐해가 나타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 이번 옥시 사건의 경우에도 그간 이 사건과 관련된 정부의 무능과 안이한 대처에 대한 성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인명에 대한 사건은 상식적으로 판단하더라도 보수적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할 텐데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소홀히 대처를 하고 급기야 수백 명의 사람이 사망하고서야 뒷북을 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언제나 좀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정부가 될까? 이번 옥시 사건을 계기로 기업범죄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시작되기를 희망한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