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독선적 지도자'는 등장만으로도 위험하다

시계아이콘01분 53초 소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를 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떠오르고 있다. 이슬람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낙태여성 처벌 등의 막말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주장 및 한반도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등의 무지막지한 행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고 횟수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지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기는 꺼질 줄 모르고 급기야 두 명의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이 될 예정이다.


트럼프의 대통령 후보 진출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니 이미 공화당 후보 선출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가장 큰 우려는 바로 '제2, 제3의 트럼프'를 탄생시킬 가능성이다. 2015년 6월 공화당 경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한 이후 그의 막말은 매일 쏟아져 나왔고 미국 언론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보도하면서 거의 무한 반복되다시피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들은 자신들 내부에 숨겨져 있던 '인종차별적 태도' '반세계화 정서' '무슬림에 대한 비합리적 증오심' 등이 표면 위로 올라오는 것을 목도했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감추고 있던 성향이 트럼프에 의해 봉인 해제되면서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 등장해버린 것이다.


[충무로에서]'독선적 지도자'는 등장만으로도 위험하다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둘러 쌓여 있다. (애플턴=AP연합뉴스)
AD


이는 앞으로 공화당의 정치적 행태를 바꿀지 모른다. 트럼프 지지 세력을 확인한 누군가가 또 다시 트럼프를 흉내 내며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 수 있다. 트럼프에 의해 한번 표출된 정치적 성향이 또다시 결집되고, 심지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두 번째 우려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보여줄 반칙과 망언이 상대 후보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 시스템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는 공정경쟁이나 건설적 비판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더럽고 야비하면서, 심지어 근거 없는 파괴적 비난을 일삼아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든다. 이는 크루즈나 피오리나 공화당 경선후보들에 대해 비난할 때 여실히 보여주었다. 따라서 트럼프는 선거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에 대한 협잡과 비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힐러리를 흠집 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그의 파괴적 비난은 지지자들과 미디어에 의해 매일같이 재생산될 것이며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도 힐러리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세 번째 우려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 이후 미국을 이끌어가는 데 '트럼프에 의해 결집된 세력'이 큰 장애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금 무수히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트럼프현상의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경제난'을 해결하는 것이다. 특히 서민들의 소득이 2000년 이후 정체상태에 있으며, 부의 집중이 더욱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현상 등은 새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지나치게 이미지가 훼손된다면 아무리 노련한 힐러리라 할지라도 정책을 이끌어갈 힘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큰 우려는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0이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와 힐러리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등장한다면 트럼프에게 주어진 가능성이 0보다 크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 만약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파리에서의 폭탄테러와 같은 큰 사건이 터진다면 유권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극단적인 결과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트럼프와 같은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걱정스럽다. 독선적 지도자는 단지 등장만으로도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친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 영향력이 큰 나라의 지도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미국인은 아니지만, 미국 시민의 집단 지성과 선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기 바란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