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년 맞았지만 '우울'…메르켈 지지율 하락, 車산업 악영향 우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 3일(현지시간) 통일 25주년을 맞은 독일에 웃음은 없었다. 시리아 난민사태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겹치며 축제분위기는 사라지고 오히려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독 2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함께 속하지 않은 것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난민 통합을 강조했다.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됐을 때 "함께 속한 것은 함께 성장할 것"이라던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말을 살짝 바꾼 것이다. 25년 전 독일이 통일을 이룬 것처럼 난민도 통합하자는 뜻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기자들과 만나 "난민 문제는 지난 25년간 있어온 것"이라며 "독일 혼자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고 유럽, 세계와 공평하게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 국민들의 마음에 이들의 연설이 받아들여졌을지는 미지수다. 난민 수용을 주도한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에서 국민들의 의중이 드러난다. 3연임하며 70%를 넘나들던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도 흘러내리고 있다.
지난 1일 독일 제1공영방송인 ARD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 지지율은 54%였다. 지난 9월에 비해 9%포인트나 하락했다. 여론조사기관 TNS 조사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7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한 63%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미국 ABC뉴스는 독일도 초기에는 난민들에게 따스했지만, 이제는 정치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독일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고 국가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폭스바겐 공장이 있는 '폭스바겐의 도시' 볼크스부르크 주민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이 도시는 독일 나치 정권이 '국민차'를 만들기 위해 조성했다. 도시 대부분의 근로자가 폭스바겐에서 일하거나 관련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미국 AP통신은 현지발로 폭스바겐 파트타임 근로자들은 회사의 매출이 감소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폭스바겐 사태와 독일 경제의 연관고리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폭스바겐 스캔들이 독일의 경제 모델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하임 대학에 따르면 2004년 기준으로 독일 경제에서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7%나 됐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자동차 산업 비중 2~4%에 그쳤던 것과 대조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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