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문화생활 업종 피해 커…카드사용액 전년比 31.2%↓
정유·석유화학·건설, 하반기 개선 전망…"수출 감소 시장 대부분 中·日에 빼앗겨"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국내 경제가 하반기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15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5년 하반기 산업별 전망 발표'에 따르면 업종별 경기가 메르스 발병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까지 3개월에서 7개월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레저·숙박 업종 3개월, 서비스업 5개월 가죽·가방·신발 업종 7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 전후의 업종별 종합경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를 감안해 분석한 결과다.
메르스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시됐다. 연구소는 문화생활 관련 업종의 카드사용액이 전년동기비 31.2% 감소해 가장 피해가 컸다고 봤다. 또 운송(-18.5%), 여행(-14.8%), 숙박(-8.1%) 등의 순으로 카드사용액이 감소했다.
김문태 연구원도 "상반기에 소매유통, 음식료 업종은 다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메르스 사태로 다시 악화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엘리뇨 영향으로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돼 음식료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연구소는 하반기 산업별 기상도를 제시했다. 정유, 석유화학, 건설 등 3개 업종은 해당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혜영 수석연구원은 "정유 업종은 저유가로 수요는 증가하나 메이저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 미국 셰일 오일 리그 수 급감 등으로 공급은 둔화되어 정제마진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스플레이, 휴대폰, 음식료, 제약, 의류 등의 업종은 공급과잉, 가격경쟁 심화, 수요 위축 등의 요인으로 하반기 기업 실적이 상반기보다 부진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장기 부진 업종인 조선, 해운의 경우 하반기에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황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선박 발주가 부진하고 저유가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수주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며 "과거에 저가로 수주한 선박 건조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최근 수출 부진은 엔저에 따른 일본의 경쟁력 강화와 중국 제품 확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수출 대상국별로는 ASEAN 지역이, 품목별로는 석유제품과 휴대폰의 부진이 가장 컸다. 일부는 엔저효과로 설명이 되지만 일부는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유럽연합(EU) 지역의 자동차, 중국의 휴대폰과 인쇄회로기판(PCB), 일본의 유기발광다이오드(LED) 등의 수출 부진은 엔저로 인한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상승에 기인한다"며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들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 제품이 일본 제품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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