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대사 쾌유 기원” 부채춤·난타·단식·개고기…도 넘은 행사 ‘눈살’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흉기 피습당한 마크 리퍼트 미 대사의 쾌유를 비는 시민의 성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단체의 '지나친' 행사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일 서울 도심에서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한성총회 소속 신도들이 "리퍼트 대사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기도회와 발레, 부채춤, 난타 공연을 열었다.
엄마부대와 자유청년연합, 구국채널 등 보수단체 역시 사건 당일부터 리퍼트 대사가 입원한 신촌 세브란스병원, 광화문 등 도심에서 연일 같은 주제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 이들 현장에는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We Love Mark' 등 구호가 등장했다.
또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8일 오후부터 병원 앞에서 자리를 잡고 '석고대죄 단식'을 벌였다. 그는 "김기종씨에게 테러를 당한 리퍼트 대사와 그 가족,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입원 다음날인 지난 6일 오전에는 한 70대 남성이 리퍼트 대사에게 개고기와 미역을 전해달라며 병원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이 남성은 고종황제의 마지막 딸 이문용(1900∼1987) 여사의 양아들인 권송성(75) A사 회장으로 알려졌다.
경호원의 제지로 발길을 돌린 권씨는 미 대사관 측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국 정부나 미국 국민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전보를 보냈고, 병원을 다시 찾아 리퍼트 대사의 입원비 명목으로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이 이어지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9일 트위터에 "초현실주의적인 상황"이라며 "내가 리퍼트 대사라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한국인이 무서울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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