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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버핏인가]4-② 그레이엄·블룸킨 여사들과 투자자 넘어서 '경영 동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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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큼 중요한 기준, 사람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김보경 기자] 버핏은 한때 '은둔의 투자자'라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사실 숫자만큼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회사 매각을 염두하지 않는 한 경영진을 해고하지 않았다. 만약 경영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경영진을 해고하기보다는 회사를 매각해 버리는 쪽을 택했다.

버핏이 제시한 최고경영자(CEO)의 자격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 시장의 관성을 깨고 도전할 수 있는 자, 검소하고 솔직한 자,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 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자격에만 부합하면 전적으로 신뢰했다.


위기에 빠졌던 가이코를 부활시킨 존 번을 비롯해 농기구 제조업체 뎀프스터 매뉴팩처링의 구조조정을 담당한 해리 보틀, 자동차 보험사 내셔널 인뎀니티 설립자 잭 링월트 등이 대표적인 인물. 무엇보다 워싱턴포스트 주식을 매수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캐서린 그레이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도왔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당시 워싱턴포스트 경영진에게 단순 투자가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그레이엄의 요청으로 이사에 오른 이후 방송사 인수합병과 구조조정 등에 대한 조언을 하며 사실상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레이엄은 남편의 갑작스러운 자살 이후 워싱턴포스트를 맡았다. 신문사 경영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그레이엄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더욱이 회사 조직을 장악하는 일은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워싱턴포스트 지분 10%를 사들인 버핏의 등장은 워싱턴포스트의 재기를 이끄는 계기가 됐다. 버핏은 그레이엄의 '오너십'과 신문사업의 '성장성'에 희망을 걸었다. 버핏과 그레이엄은 서로 다른 성장과정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투자와 관련한 일은 전적으로 버핏의 몫이었고 그레이엄은 버핏에게 정관계 인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대가로 버핏의 투자금은 약 10년 만에 25배로 불었다.


네브래스카 퍼니처마트의 설립자 로즈 블룸킨과의 인연에서도 사람에 대한 버핏의 원칙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러시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네브래스카 최대의 가구점을 운영했던 인물. 동네 사람들은 그를 'B여사'라고 불렀다.


억척같았던 그의 경영방식 때문이었다. 그는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휠체어를 타고 가구점에 들러 재고관리는 물론 이곳저곳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버핏은 B여사의 열정, 결단력, 정직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가 평소 생각했던 경영자의 태도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모토는 '싸게 팔고 진실을 말하라' 였다.


B여사는 버핏에게 "거짓말은 딱 질색이우. 속는 것도 속이는 것도 싫어서 손님에게 물건 값을 속인 적이 없다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절대 약속하지 않았수. 어쩌면 그게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준 것일지도 모르겠수"라며 성공의 비결을 들려주기도 했다.


버핏은 퍼니처마트를 인수하는 대가로 5500만달러를 지급하고 B여사가 계속해서 퍼니처마트를 경영할 수 있도록 했다. 퍼니처마트라는 좋은 회사와 B여사라는 좋은 경영자를 동시에 얻은 것이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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