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스라엘 연정이 붕괴 직전에 몰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양대 정당인 리쿠드당과 예쉬 아티드당 지도부는 1일 최근 갈등을 빚었던 문제들에 타협점을 찾기 위해 회동했으나 회동 후 서로에 대한 비난만 쏟아냈다.
리쿠드당을 이끌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부 각료들의 행동이 계속된다면 다시 선거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연정 해산과 조기 총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에 대해 예쉬 아티드당 측은 총리가 타협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회담에 참석했다고 비난했다. 예쉬 아티드당을 이끌고 있는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불필요한 선거 국면으로 끌고가고 있다"며 "네타냐후가 국가 이익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을 보이고 있으며 이스라엘 국민의 요구를 우선순위의 맨 뒤에 두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네타냐후와 라피드는 올해 들어 국방 예산 문제와 신규 주택 구매자에 대한 면세안 등의 문제로 여러 차례 충돌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을 유대민족의 국가로 한정하는 '유대기본법' 의회 의결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라피드 장관은 유대기본법이 의회를 통과하면 연정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쿠드당은 지난해 1월 총선에서 총 31석을 확보, 원내 1당이 됐다. 하지만 전체 120석인 의회의 과반에는 턱없이 부족해 예쉬 아티드(19석) 유대인 가정당(Habayit Hayehuydi·12석) 하트누아당(더 무브먼트·6석) 등을 포섭해 총 68석의 연정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연정은 채 2년을 버티지 못 하고 붕괴 위기로 몰리고 있다. 예쉬 아티드당만 연정 탈퇴를 선언해도 과반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이 이끄는 하트누아당도 유대기본법을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트누아당과도 회동할 예정이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미국, 유럽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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