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조기 시행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2조3000억달러(약 2470조2000억원)가 사라질 수 있는 위험에 있다고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는 이날 금융안정보고서(GFSR)를 통해 미국이 시간의 여유 없이 급작스러운 출구전략을 시행하거나 부채한도 협상에 실패할 경우 장기 국채 수익률이 1%포인트 올라가 채권시장에서 2조3000억달러의 손실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올 초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을 시사한 후에 신흥국 자금이 안전자산 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 및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 금융시장 리스크가 최고조로 올라간 것은 출구전략이 너무 빠른 속도로 움직일 때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권시장에서 2조3000억달러 증발을 시작으로 주식, 부동산, 외환시장 등으로 손실이 전염병처럼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IMF는 이러한 충격을 피하기 위해서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은 출구전략을 서서히 시행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명확하고 시의적절한 시장과의 소통 및 경제 성장률 유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IMF는 출구전략의 적정 시행 시점을 내년 초 이후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 우려 속에서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급등 중이다. 전날 재무부가 발행한 300억달러 규모 1개월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0.35%로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장기 국채 수익률은 10년 만기가 2.66%, 30년물은 3.74%를 기록 중이다.
IMF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지역의 은행권 부실 여신에 대한 경고도 덧붙였다.
IMF는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 3개국의 은행들이 부실 기업여신으로 인해 앞으로 2년 안에 2500억유로(약 364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 3개국 은행의 기업여신 중 20% 가량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은행들이 자산 안전성에 대해 검토하고 이들이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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