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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이견만 확인한 문화재청-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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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수위조절 무용론' 펼쳐
문화재청 "'생태제방'은 세계유산 등재 부정적 영향"
현재 '반구대 암각화' 손상률 24%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이견만 확인한 문화재청-울산시 반구대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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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바위 표면이 23.8%나 손상돼버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을 두고 울산시와 문화재청의 이견이 팽배하다. 11일 양측은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현장에 동행했지만 서로간의 주장만 확인했을 뿐이다. 암각화 주변 따사로운 봄볕과는 달리 암각화 보존 논의의 분위기는 답답하고 어두웠다.


이날 오후 1시 울산의 대표 명승지로 꼽히는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 일대를 찾았다. 대곡댐과 사연호를 잇는 대곡천은 퇴적층이 켜켜이 올라간 절벽과 연두빛 산천을 굽이굽이 흐르며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사연댐 인근 반구대 암각화까지 가는 길 백악기 공룡발자국 화석, 천전리 각석, 반구서원, 야생 동식물이 숨어있는 원시비경과 유서 깊은 계곡을 마주했다.

수심이 얕아진 반구대 암각화를 대곡천을 사이에 두고 바라봤다. 거북이 한마리가 넙죽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반구대'라는 이름이 이해가 갔다. 이곳 가로 10m, 세로 4m 크기의 주암석인 셰일에 선사시대 사람들이 '고래잡이' 등을 그림으로 기록해 둔 것이 바로 반구대 암각화다.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이견만 확인한 문화재청-울산시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 대곡천 주변 봄 풍경이 절경이다.


이날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암각화 전망대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보존방안에 대해 각자 설명을 늘어놨다. 울산시는 '생태제방'을, 문화재청은 '수위조절'을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공방으로 정작 암각화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표면이 갈라지고 암석이 떨어지는 등 손상이 커져가는 실정이다.


양측이 내놓은 보존방안 용역결과 내용도 제각각이다. 울산시는 암각화에 물이 닿지 않게 하면서 울산시민의 식수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바로 '생태제방'이라는 주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제안한 '수위조절'은 수위를 낮추더라도 모세관 현상으로 암각화 내부가 항상 젖어있게 되는 것이 문제"라며 "특히 홍수가 발생할 시 암각화 전면의 유속이 10배 정도 빨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지난 2008년부터 실시한 문화재위원회에서 3차례 수위를 낮추는 안을 채택한 바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 조사결과를 인용해 울산시민이 주요 식수로 이용하는 사연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일일 3만톤 가량이 부족해지더라도 이는 대암댐에서 당장 5만톤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문화재청 관계자는 "울산시가 부족량을 2020년을 기준해 일일 12만톤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울산시는 수위조절안에 대해 '무용론'을, 문화재청은 울산시의 '지역이기주의'를 주장하며 협상 테이블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박맹우 울산시장은 "문화재청이 울산시민의 식수 문제를 제쳐두고 시가 반구대암각화 보존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환 문화재청 반구대 암각화 보존 TF팀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주변 경관과 역사환경을 함께 고려해 등재되는 경향이 있어 반구대 암각화도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2017년까지 세계유산으로 등재신청 하겠다"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이견만 확인한 문화재청-울산시 반구대 암각화를 바라보며 "보존은 원하되 식수해결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박맹우 울산시장.


암각화는 바위면에 도구를 사용해 새긴 그림을 뜻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에 의해 발견됐다. 1995년 국보 제285호로 지정됐고 2010년에는 천전리 각석, 공룡발자국 등과 묶어 세계유산 등재 준비단계로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이 암각화는 1965년 만들어진 사연댐으로 1년에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의 인근 사연댐 수위는 평소 해발 40m에서 최고 60m에 이른다. 반구대의 위치는 53~57m여서 사연댐 수위를 52m까지 낮추자는 게 '수위조절' 방안이다.


이날 사연댐 수위는 51m가 채 되지 않았다. 댐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와 멧돼지, 호랑이, 표범, 가마우지, 노루, 여우, 사람, 얼굴, 작살, 배 그물 등 300여점이 새겨져 있다. 울산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고래사냥은 과거 10세기에 처음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었지만,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되면서 그 역사가 5000~7000년이나 더 앞당겨지게 됐다"면서 "해외 학자들은 이 그림들을 한국의 그림이라기 보단 북태평양 지역 전체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한국의집' 취선관에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활용 정책포럼' 제1차 간담회를 개최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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