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시내 공공건축물 발주가 80% 이상 채택해온 저가가격입찰에서 디자인공모로 전면 전환된다.
8일 서울시는 '공공건축물 발주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서울시청과 25개 자치구가 발주하는 모든 공공건축물을 디자인 공모를 통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건축도시공간연구소의 공공건축에 대한 전문가 인식조사에서는 ▲획일적인 외관디자인(20.8%) ▲부적절한 공공공간 디자인(16.7%) ▲부적정한 규모·면적·예산기획(16.7%) ▲지역의 정체성 부재(10.4%) 등이 문제로 지적된바 있다.
개선안에 따르면 공공건축물에 대해 ▲가격입찰 전면중단 및 디자인공모 전환 ▲젊고 실력있는 건축가를 공모방식 개선 ▲심사과정 완전공개 ▲기획단계부터 시민·전문가·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공사과정에 설계자 참여 보장 ▲건축전문사이트 구축 ▲서울형 총괄건축가 제도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 발주에서는 수의계약, 가격 또는 자격심사를 통한 입찰, 작품을 가지고 선정하는 현상공모 등의 발주 방법 중에서 선택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고, 입찰에서도 디자인 항목이 들어가 있지만 경쟁의 기준이 가격에 쏠려있어 저가가격입찰제가 80%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디자인 공모'로의 전환은 저가입찰보다는 공간배치, 심미성과 같은 편리함과 독창성을 겸비한 디자인이 평가에서 주로 심사된다. 또 입찰에서 수반되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인 PQ(Pre-Qualification)심사를 거치지 않아 실력은 있지만 초기 투자여력이 없는 회사나 능력 있는 신진 건축가들의 참여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PQ에선 과거실적, 보유인력과 기술, 자산 등이 당락의 주된 결정 요인으로 작용돼 왔다. 그동안 심사용으로 투시도, 조감도 등 고가의 그래픽을 필요로 하는 것을 요구, 통상 총 설계비의 10%이상이 초기투자비용으로 사용돼 사실상 대형 설계업체들만의 경쟁이 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본도면과 설계 설명서, 스티로폼을 사용한 매스모델 등 심사에 꼭 필요한 도면만 제출하도록 해 소형 설계사무소에서도 충분히 적은 비용으로 참가가 가능하다.
더불어 서울시는 설계 공모시 심사 위원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고, 심사 전 과정도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당선작에 대해서는 작품평, 선정사유 등을 공개함으로써 신뢰받는 심사시스템도 마련한다. ‘사후 설계 관리제’도 도입해 디자인에 대한 설계변경이 있을 경우에는 사전에 설계자의 자문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중 건축전문 사이트가 구축된다. 이를 통해 시의 연간 발주량, 발주시기, 예정금액 등에 대해 사이트에 게재해 설계자들이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시는 또 ‘서울형 총괄건축가’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예컨대 총괄건축가는 서울에서 연간 발주하는 공공건축물의 기능 등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조정 분배하는 등의 큰 틀에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승효상 서울시 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발주제도 개선방안은 그간 공공주도로 개선안이 마련되던 일방향적 개선방안이 아닌, 수십번에 걸쳐 민간전문가와 시민, 공무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든 개선안”이라며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 운영이 되면 서울의 모습이 획기적으로 전환돼 세계적인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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