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가 이달 말 할당관세 적용이 끝나는 수입 삼겹살의 무관세 수입 기간을 연말까지 반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설탕과 원당에 대한 무관세 수입 기한은 이달 말에서 내년 6월 말로 1년 미룬다.
오렌지 농축액은 국내산 감귤이 나오기 전인 9월 말까지 석 달 동안 세율을 15% 낮춘다. 대신 구제역 파동 당시 내려간 가공초콜릿과 버터, 분유 등 19개 품목의 관세는 다시 종전 수준으로 조정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이달 말로 할당관세 적용이 끝나는 63개 품목 중 국제 거래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 가격이 급등했거나 수급이 불안한 44개 품목의 관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고, 19개는 종료하며, 5개 품목은 추가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할당관세란 특정 품목의 가격 급등락에 대응해 최대 40%까지 세율을 올리거나 내리는 탄력관세제도다. 주로 물가를 잡거나 취약한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쓴다.
6월 말로 기한이 끝나지만 관세 인하 기간이 연장되는 품목은 ▲삼겹살 ▲건고추 ▲ 설탕 ▲냉동고등어 ▲LPG 등 44개다. 새로 할당관세를 적용받은 품목은 ▲오렌지 농축액 ▲휘발유(전자상거래용) ▲경유(전자상거래용) ▲코크스(주물?내화물제조?합금철용) ▲유연처리 우피 등 5가지다.
늘 공급이 달리는 삼겹살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무관세 수입 기간을 늘렸다. 건고추는 작황 부진 가능성때문에 연말까지 관세를 40% 내리기로 했다.
설탕값을 낮추기 위해 수입 완제품 설탕과 설탕의 원료가 되는 원당도 1년 더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앞서 5일 식품가공용으로 한정했던 수입설탕의 용도제한 규정을 삭제해 일반 소비자도 수입산 설탕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른 오렌지 농축액은 새로 할당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종전 50%였던 세율은 35%로 내려간다. 정부는 다만 국내 감귤농가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인하 시한을 9월까지 석 달로 묶었다. 또 전자상거래용으로 들여오는 수입 휘발유나 경유에도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반면 ▲알루미늄 괴 ▲가공초콜릿 ▲버터 ▲분유 등 19개 품목의 관세는 종전 수준으로 돌아간다. 하반기 할당관세 규정안은 26일 공포 후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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