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휘발유 값이 3주 연속 하락하며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올들어 유래없이 '100일' 연속 올랐던 가격 인상분을 만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럽발 대이란 제재조치로 하반기 기름값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관리에 다시 불똥이 떨어졌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시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045.26원으로 전일보다 1.00원 하락했다. 지난달 22일 ℓ당 2062.42원까지 오른 이후 24일째 연속 하락세다. 경유도 이날 ℓ당 1847.81원으로 전일대비 1.53원 하락하며, 26일간 가격이 떨어졌다.
이날 서울시내 휘발유 값은 ℓ당 2109.18원으로 전날보다 2.77원 떨어졌다. 지난달 16일 ℓ당 2135.25원까지 상승했던 서울 휘발유 값은 한달새 26원 가량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내 경유 값도 2.70원 떨어진 1925.94원을 기록했다.
최근 유럽 재정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14일 거래된 휘발유 국제 가격은 배럴당 119.06달러로 지난 1월16일(118.64달러) 이후 처음으로 1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경유 가격은 125.16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1.15달러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ℓ당 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현 상황은 평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정유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자동차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든 국제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유럽연합이 대이란 제재 조치를 결정하면서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EU 역내 국가들은 오는 7월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원유를 수입하는 운송수단에 대한 보험 제공도 중단한다.
현재 국내를 포함한 세계 원유 수송에 필요한 보험은 EU 보험업계에 의존하고 있어 이란산 원유 공급이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EU 역외국에 대한 보험금지 조치의 문제점을 설명하기로 하고 7월 이후에도 한국에 대한 보험 제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는 총 원유 수입량 9억2676만배럴 가운데 이란으로부터 8714만배럴을 수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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