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5% 대 35.7%. 이번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동작을에서 맞붙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이계안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불과 1.8%다. 여기에 4.4%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김종철 진보신당 후보가 변수다. '야권연대'라는 떠들썩한 축제 속에서 진보신당이 제외됨으로써 야권이 이번 4.11 총선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이명박 새누리당 심판이 좌절 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지역이 전국에 30여개 지역에 달한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전국적 야권연대로 4·11 총선 채비를 마쳤다. 양당은 새누리당과의 1대 1 대결 구도를 만들었지만, 야권연대에 참여하지 못한 진보신당 변수가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있다.
야권이 전국적 선거연대를 이끌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당수 지역에서 여당과 야당의 1대 1 구도로 재편되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진보신당 후보가 '反MB 非민주' 표를 확보하겠다며 완주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지역구 30곳 가까이가 득표율 5%포인트 이내로 승부가 났기 때문에 진보신당 변수는 더욱 커졌다.
◆ 야권연대에 진보신당은 왜 빠졌나
애초 야권연대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의 3당 연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진보신당도 양당의 협의 이전부터 야권연대에 함께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혀 야권연대의 전망은 밝았다.
문제는 통합진보당의 태도였다. 통합진보당은 협상 초기부터 진보신당의 참여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 출범 당시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은 통합에 찬성했지만, 진보신당은 당대회에서 부결되면서 '미완의 통합'이 된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진보'의 상징성을 나눠갖는 것 보다는 '진보신당 고사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 때문에 협상 초기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도 진보신당 문제였다. 진보신당이 불참할 경우 '불완전한 야권연대'가 되어 큰 효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이 진보신당 참여 문제를 거듭 제기하자 '경남 거제·창원을 지역을 양보해 통합진보당이 진보신당 문제를 책임진다'는 내부 합의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진보신당에 공식 접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진보신당이 야권연대의 의지가 없다'는 식으로 발언했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당했다.
◆ 진보신당 변수의 파괴력은?
진보신당은 현재 36곳의 지역구에 예비후보를 내고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진보신당은 현재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36명의 지역구 후보 중 서울 구로갑에 출마한 강상구 부대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김종철 부대표, 경기 의정부갑의 목영대 후보 등은 5~10%의 비교적 높은 득표력을 갖고 있다. 이 지역 모두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지역이다. 30여개 지역에서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후보가 진보신당 후보와 함께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해 힘든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경남 거제에서는 후보 차원에서 3당 단일화 경선이 진행돼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결정됐다. 2010년 거제시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후보의 득표율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와 거의 비슷하다. 게다가 무소속 후보와 3자 구도로 당선 가능성은 높아졌다. 경남 창원을 김창근 후보도 당선가능성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와 별도로 진보신당은 정당득표율 3%를 획득해 비례대표 당선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소노동자인 김순자 울산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을 1번으로, 홍세화 당대표를 2번으로 배정했다. '희망버스' 사태로 송경동 시인과 함께 구속되었던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 '당신들의 대한민국' 저자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등도 후보자로 확정했다.
◆ 진보신당 "여전히 야권연대 가능"
진보신당은 20일 총선 완주 방침을 밝혔지만,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상구 진보신당 부대표(서울 구로갑)는 20일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의 제안이 있다면 여전히 야권연대에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연대 제안이 오지 않으면 끝까지 안주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보신당의 후보가 출마하는 지역의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좌불안석'이다. 각 지역 후보자 캠프 차원에서 진보신당 후보 측에 수차례 통화를 걸어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지역 차원의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 중앙당의 핵심 관계자는 "사실상 통합진보당 때문에 진보신당과의 연대는 물건너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결단을 바라고 있지만 진보신당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진보통합 과정에서 조승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원외정당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의원을 배출하지 못하거나 정당득표율이 2%에 미달할 경우 정당 등록이 취소돼기 때문이다. 진보통합에 부결한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는 셈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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