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핵항모보다 크기 2배로 커져
재정난·조선소 과부하 해결이 급선무
프랑스 정부가 현재 보유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함보다 2배 큰 차세대 핵항모 건조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실전 투입된 중국의 세번째 항모인 푸젠함과 맞먹는 8만톤(t)급 크기로 계획됐다. 미국이 첨단 항모기술을 이전하기로 약조해 향후 프랑스 해군력이 크게 증강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지만, 만성적인 재정난과 프랑스 내 조선소들의 생산 과부화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기존 샤를 드골함보다 배수량 2배…美 항모 기술도 수입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2038년까지 차세대 핵항모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철저하고 포괄적인 검토를 거친 끝에 새로운 항공모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며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에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억지력을 갖추려면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매체인 프랑스24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핵항모 건조 계획은 '차세대 핵항모 도입 프로그램(Porte-Avions de Nouvelle Generation·PANG)'이라 불린다. 프랑스는 이 계획을 2018년부터 검토했다. 신형 핵항모는 배수량 8만톤(t)급 규모로 전투기 3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배수량 8만t급 항모는 기존 프랑스가 보유한 핵항모인 샤를 드골함 배수량보다 2배가 크다. 미국의 11만t급인 제너럴 포드급 항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이 최근 실전배치한 3번째 항모인 푸젠함과는 맞먹는 규모다. 다만 푸젠함은 핵항모가 아닌 재래식 디젤엔진을 장착한 항모라 프랑스 핵항모가 출력이나 성능 면에서 더 우수할 것이라고 프랑스24는 전했다.
또한 미국으로부터 첨단 항모 기술도 수입하기로 했다.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사로부터 전자기식 사출기(캐터펄트) 3기와 착륙 제동장치인 어레스팅 와이어를 함께 수입하기로 했다. 해당 기술의 예상 도입 비용은 13억2000만달러(약 2조원) 정도다.
재정난 속 막대한 건조비용…조선소 과부하도 문제
다만 프랑스 정부의 재정난이 신형 핵항모 계획의 발목을 잡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추산한 신형 핵항모 건조비용은 102억5000만유로(약 17조7400억원)에 달하는데 벌써부터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는 1563억유로(약 270조5800억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114%로 일본(255%)과 미국(124%)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다.
앞서 프랑스 의회에서 건조계획 연기를 권고하기도 했다. 프랑스 상원에서는 지난 6월 핵항모 건조계획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재정난이 심각한만큼 항모 건조계획을 연기하고 보다 시급한 군사부문에 투자해야한다"고 정부 측에 권고했다. 하지만 프랑스 국방부가 건조시기를 늦출 수 없다며 반발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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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 조선소들의 과부하 문제도 선결해야할 과제로 손꼽힌다. 이미 각종 해군력 증강 프로젝트에 프랑스 내 조선소들이 모두 투입된 상황에서 추가 핵항모 건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안보전문지인 내셔널시큐리티저널(NSJ)은 "프랑스 내 조선소들은 잠수함, 호위함 신규 건조에도 벅찬 상황인데 신형 핵항모 건조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맡기 어렵다"며 "샤를 드골함 퇴역이 2040년 정도로 예정돼있는데 그때까지 신형 핵항모가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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