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급강하에 대만서 응급 환자 급증
대만 중부의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급성 심근경색 등으로 병원에 이송되는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진 대만 중부 장화현에서 32시간 동안 급성 심근경색이나 기타 급성 질환으로 45명이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3명은 병원 도착 전 심정지(OHCA) 상태였다"고 전했다.
심정지 환자 중 최고령자는 장화현 위안린시에 거주하는 88세 여성으로 확인됐다.
대만 중앙기상서에 따르면 전날 중국에서 유입된 찬 공기의 영향으로 25~26일 장화현의 기온은 14~18도, 체감온도는 10~18도였다. 북동풍이 거세게 불며 전국 곳곳에서 돌풍이 발생했고, 찬 공기가 높은 습도와 강풍과 겹치면서 강력한 한파로 이어졌다.
장화현 소방국은 통계를 통해 심정지 사례가 모두 깊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발생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송된 45명의 발병 원인이 모두 한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타이중시도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타이중시 소방국 통계에 따르면 25일 오전 8시부터 26일 오전 8시까지 24시간 동안 급성 질환으로 구조·이송된 환자는 모두 17명이었다. 이 가운데 8명은 급성 심근경색 또는 중증 신체 이상으로 분류됐으며 외상에 의한 사고가 아닌 병원 도착 전 심정지 상태였다. 환자들의 연령대는 51세에서 87세 사이였다.
병원 이송 사례 대부분이 심야에서 새벽 사이의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집중된 만큼 소방당국은 보온 유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우융화 장화현 소방국 구급대장 "최근 기온 변화 폭이 커지면서 소방 당국도 시민들에게 보온에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이 있고, 숨이 차거나 식은땀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또 추운 날씨에 대비해 침대 옆에 외투를 미리 두고, 기상 직후 따뜻한 물을 마셔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외출 시에는 모자나 목도리,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토바이 이용 시에는 방한 장비를 충분히 갖출 것을 권고했다. 운동이나 새벽 수영을 하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 경직이나 돌발적인 신체 이상을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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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겨울철 한국은 연일 영하권 추위를 겪는 것과 아열대 기후의 대만은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다. 이 때문에 대만에서는 겨울철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저체온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지는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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