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보건복지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보건청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두 번째 환자가 지난 17일 입국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아부다비보건청과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 등 4개 의료기관이 환자 송출 계약을 체결한 이래 두 번째 환자다. 첫 번째 환자는 지난해 12월 20일 서울대병원에서 성대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 환자(32·여)는 현지 병원에서 말기 신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신장이식을 위해 장기 공급자(donor)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여섯 살 때부터 당뇨병을 앓아왔으며, 잦은 혈액 투석으로 이식 후 거부반응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된다. 미국 병원에서는 수술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을 정도다.
아부다비보건청은 서울아산병원이 거부반응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수술 전 둔감화(Desentization) 치료 경험이 충분하다고 판단, 환자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 치료비용 등으로는 15만 달러 가량을 승인했다.
병원 측은 26일 둔감화 시술을 시행하고 경과를 확인한 다음, 다음달 1일 신장이식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아부다비보건청은 자국 내에서 치료가 어려운 악성 종양, 소아 수술, 장기이식, 심장혈관계통, 척추 등 연 3000여명의 환자를 독일과 영국, 미국 등 해외로 보내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소인 EIU(Economic Intelligence Unit)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아부다비를 포함한 UAE 지역에서 연간 13만명(정부 부담 송출 4500명 포함)의 환자가 해외를 방문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연간 20억 달러를 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달 10일에는 두바이보건청 부청장 일행이 한국을 찾아 서울사무소 개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한국 의료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시범 사례로 식도종양 환자를 의뢰한 후 2호 환자를 보내기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신장이식 환자의 경우 해외 유수병원이 포기한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될 것"이라면서 "아부다비보건청 환자 송출을 통해 연간 최대 5200만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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