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정부가 일괄 약가인하 대상 리스트와 인하율을 확정했다. 총 223개 회사 6586개 보험의약품 가격이 올 4월부터 평균 22.32% 내려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 1만3400여개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26일 본지가 입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4월 약가인하 예정품목 및 가격 현황' 자료에 따르면 6586개 약 중 가격이 40% 이상 깎이는 제품은 80개, 30% 이상 1597개, 20% 이상 3955개로 나타났다. 나머지 2620개는 20% 미만이며 11개는 건강보험에서 아예 삭제된다.
제약사별로는 한미약품의 약이 가장 많이 포함됐다. 총 196개가 인하대상이다.
다음으로는 신풍제약 155개(23.84%), 종근당 136개(25.65%), 일동제약 122개(22.40%), 한국유나이티드제약 108개(22.28%), 유한양행 103개(19.31%), 보령제약 101개(20.95%), 명문제약 100개(17.77%) 순이다. 100개 이상 제품을 보유한 회사는 8곳, 50개 이상은 42곳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순위 상위 100개 제품 중에선 54개 의약품이 가격인하 대상에 올랐다. 100개 의약품의 지난해 건강보험 청구액은 총 3조 812억원인데, 약가가 깎이고 나면 지난해 기준으로 3874억원의 건강보험료가 절감된다.
이 중에선 대웅제약의 피해가 가장 크다. 6개 품목이 포함돼 1년 예상 매출 감소액이 574억원에 달한다. 다음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로 3개 품목에 459억원, 동아제약과 한국화이자가 각각 4개, 3개 품목에 324억원 씩 매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유한양행이 4개 품목 269억원, 종근당 2개 품목 184억원, JW중외제약 3개 품목 180억원 순이다.
이번 약가인하로 절감되는 건강보험료는 1조 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보험의약품 시장규모는 12조다. 보건복지부는 "3월 1일 약가인하 고시를 내고 4월 1일자로 인하 가격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제약회사들은 초긴장 상태다. 개별 업체별로 로펌과 접촉해 약가인하 고시 취소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3월 1일 고시가 발표되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부터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회사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업체들이 꽤 많아 대다수 제약사들이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가처분신청에 사활을 걸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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