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헌법재판관 임명 본회의 표결 불참하기로
"국회가 재판관 임명? 검사가 판사고르는 것"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겸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을 추진하자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렇게 범죄혐의를 받는 대선후보를 위해 이렇게 많은 국회의원이 무도한 일을 자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비판했다.
권 대행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표는 현재 8개 사건에서 12개 혐의로 5개 재판부에서 재판받고 있는 전과 4범"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정 초토화 작전을 당장 멈추길 바란다"며 "여러분은 지금 조기 대선의 단꿈에 빠져있겠지만, 여러분 악행은 반드시 국민 심판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행은 "지난 14일 민주당은 의총을 열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을 결의했다가 오늘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지난 15일에는 이 대표가 한 대행 탄핵은 없다고 했다가 다시 24일엔 탄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가 바로 당일 탄핵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당론을 바꿨다"고 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엄청난 사안을 놓고 오락가락하며 탄핵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며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덮을 수만 있다면 국정을 마비시키고 정부를 초토화하고 국가를 침몰시켜도 상관없다는 민주당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대행은 민주당이 한 대행의 탄핵소추를 강행할 경우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단 점도 재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과반 동의로 (탄핵) 할 수 있다고 우기는 중이다"며 "그러나 이는 헌법 기본취지를 망각한 무지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대통령 탄핵 정족수가 3분의2인 이유는 국정을 통할하는 대통령이 과반으로 탄핵당하면 상시적 국정 혼란 위험이 있기 때문"이며 "헌법재판소가 발간한 헌법재판소법 주석을 보더라도 권한대행 탄핵소추 발의 및 의결정족수는 대행되는 공직자의 그것을 기준으로 한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대행은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해놓고 탄핵 심판하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봤다. 그는 "탄핵소추인인 국회가 탄핵을 심판하는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건 마치 검사가 판사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것도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9명 중 3명이나 추천하는 건 탄핵심판의 공정성을 매우 크게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지만, 현재 6명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되려면 6명 전원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한다. 9명이 모두 채워질 경우 4명의 재판관이 반대하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기각된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신임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추천이 이뤄지면 임명 절차는 한 대행에게 넘어간다. 권 대행은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재판관 표결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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