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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한마디에 날아간 시총 3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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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룰렛같은 테마주 투자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폭탄돌리기'와 '러시안 룰렛'의 공통점은 언제 누구에게 폭탄과 총알이 터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 예측 불가능성에 자신이 불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만 불운만 피하면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속담 '모 아니면 도'와 비슷하다.


정치권의 폭풍의 핵인 안철수 서울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한마디가 증시 폭탄돌리기 게임의 뇌관을 터뜨렸다. 안 원장은 1일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안철수연구소 판교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당 창당과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 출마설을 공식 부인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던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폭락세로 돌아섰다. 1일 장초반 13.72% 오른 13만600원까지 오르며 상한가를 눈앞에 뒀던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이 기자회견을 시작한 오전 11시께부터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정오 무렵에는 하한가인 9만8100원까지 떨어졌다. 1조3000억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불과 1시간만에 1조원 밑으로 사라졌다. 안 원장의 말 한마디에 안철수연구소 시총 3000억원 이상이 허공에 사라진 셈이다.


안 원장의 총선 불출마 발언에 안철수연구소 투자자들은 하루에 최대 30% 가까이 손실을 봤지만 안 원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분류되는 정치인들과 엮인 테마주 투자자들은 신이 났다.

역시 최대 수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테마주로 묶인 육아와 노인 관련 테마주들이었다. 육아 테마인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는 나란히 상한가로 뛰어 올랐고, 노인 복지 테마주인 세운메디칼과 바이오스페이스는 8%대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안 원장의 강남 총선 불출마가 대선 포기를 의미하지 않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지만 증시에 터진 폭탄돌리기의 뇌관은 제어되지 않았다. 야권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도 덩달아 시세를 냈다.


최대주주가 문 이사장이 나온 경희대의 총동문회장이란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유성티엔에스는 안철수연구소가 하한가 근처까지 밀린 정오 무렵부터 급등을 시작했다. 유성티엔에스는 마이너스 5%대에서 플러스 13%대까지 수직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최대주주가 과거 선진평화연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인연으로 손학규 테마로 분류되는 한세예스24홀딩스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장 초반 약보합권까지 밀리기도 했던 한세예스24홀딩스는 오전 11시가 지나며 급등, 12% 이상 오르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하루에도 급등락을 거듭하는 정치인 테마주 투자는 결국 폭탄돌리기나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보다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운좋게 상승세에 편승해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자칫하다간 하루에만 30% 이상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 안철수연구소의 급락반전과 함께 상승했던 유성티엔에스와 한세예스24홀딩스는 장 막판 오름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유성티엔에스는 5.51% 상승에 그쳤으며 한세예스24홀딩스도 7.90% 상승으로 마감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의 계열사인 한세실업과 예스24는 1%대 상승으로 시장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박근혜 테마주인 바이오스페이스도 14% 이상 오르다 오름폭의 절반 가까이를 반납한 채 장을 마쳤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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