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업체 반발 심하지 않아 가격산정 방식 바뀔 듯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철광석 거래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철광석 가격 계약시스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분기별 고정 선물계약을 현물 시세에 따른 변동 가격 방식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현물 가격이 선물계약보다 크게 낮은 만큼 중국의 희망대로 될 경우 철광석 가격은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보도에 따르면 바오스틸그룹 등 중국 철강업체들은 브라질의 발레SA 등 철광석 업체들과 철광석 가격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중국 철강업체들은 이달 초 일부 철광석 업체들은 전분기 가격이 아니라 현재 가격을 바탕으로 해서 분기별 가격을 제안해 철광석 수요업체인 철강업체들이 가격 하락의 혜택을 입도록 하고 있다.
바오스틸의 마궈창 사장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를 하면서 “다른 철강업체들과 함께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와 철광석 가격 계약 재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구매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요량”이라고 말했다고 WSJ가 전했다.
장창푸 중국 철강협회 부회장도 같은 날 “지금의 철광석 매매 방식은 혼란을 주고 있다”면서 “새로운 가격 결정 방식이 무엇이 됐던 간에 모두가 철광석 가격 계약 방식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가격을 낮게, 또는 높게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공평한 수준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재 가격 정보제공 업체인 메탈 불리틴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 항구를 통해 중국으로 수입된 철광석의 현물 가격은 지난 주 1t당 130달러로 전주에 비해 16%나 하락했다. 이는 9월 초 이후 30%나 하락한 것이자 지난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글로벌 철강업계는 분기 고정거래가격을 맺고 혼합 철광석 t당 164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FT가 전한 현물 가격은 이보다 훨씬 더 낮다.월요일 중국에 인도된 철광석 현물 가격은 1t당 118.75달러로 연중 최저치였던 지난 금요일 가격(116.25달러)보다 2.2% 올랐다. 월요일 가격은 철 함유량이 62%인 기준 철광석 가격이다.
WSJ은 철광석 가격 계약 시스템이 현물 가격을 기반으로 조정되면 중국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 하락분을 반영해 더 싼 값에 철광석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중국은 중국 경제 둔화와 이에 따른 구매수량 감축 등 구매자 지위를 활용해 구매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3월부터 분기별 고정 선물계약을 체결해 거래를 해왔다. 2008년 금융위기전까지는 연간 선물계약을 체결해서 철강업체들은 값을 치렀으나 리먼 브러더스 사태이후 중국 업체들이 나서 영향력을 발휘해 30년된 가격체제를 뜯어고쳤다.
현물가격 반영을 가격 산정체제가 중국에 꼭 유리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WSJ는 덧붙였다. 경제가 안정되면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비싼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철광석 생산업체들은 수요업체들의 요구에 거세게 저항하지 않아 현물가격 체제로 산정방식이 바뀔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생산량 세계 1위인 발레는 현물 가격 산정으로 바꿀 의향을 보이고 있고, 2위 BHP빌리턴은 오래전부터 현물가격산정을 옹호해왔다.
그러나 철광석 생산업체들은 가격 산정 방식이 한번 바뀌면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주제 카를로스 마틴스 발레 전략담당 이사는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 현물 가격을 원하고, 반대로 오르면 고정 선물가격을 원하는 시스템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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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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