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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가보니 약은 없고 빈 약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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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편의점·슈퍼마켓의 일반약 판매가 21일부터 허용됐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약을 구매하지 못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제약사들이 의약계의 눈치를 보느라 유통업체에 제품 공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도 낮은 이윤을 이유로 일반약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편의점 가보니 약은 없고 빈 약통만... ▲편의점·슈퍼마켓의 일반약 판매가 21일부터 허용됐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약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 여의도동의 한 편의점은 의약외품 판매를 위해 전용 매대를 마련했지만 매대 속은 텅텅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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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이날 개시되는 일반약 판매를 위한 준비를 마친 가운데 정작 중요한 일반약 공급을 받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상품을 공급받기 위해 제약사와 접촉 중이지만 당장 판매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일반약 구매를 위해 편의점을 들렀다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목격되고 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박카스 등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20일간의 행정예고를 거쳐 이날 본격 시행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도 일반약 판매를 위한 전용 매대를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기울여왔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공급관리를 비롯해 의약외품 판매를 위한 내부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제약사로부터 공급만 이뤄지면 매장에 진열하고 바로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도 "의약외품 전용 매대도 따로 제작하고 약을 판매할 때 약품정보가 표시되도록 시스템도 정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일반약 공급을 받지 못해 판매가 이뤄지고 않고 있다. 이유는 제약사가 늑장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슈퍼나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약의 종류가 제한돼 있고 매출 비중도 크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영업인력도 부족하고, 제품의 생산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의약품 공급을 바로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제약사들의 이같은 태도에는 의약 업계의 압박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정부 방침이 발표된 후 의약품 도매상들은 제약사를 상대로 '유통업체에 물건을 납품하지 말라'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제약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약외품을 슈퍼나 편의점에 공급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하루 종일 약국과 의약품도매상들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특히 유통업체는 동아제약이 당분간 박카스의 슈퍼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중ㆍ소형 제약사들도 대열에 합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통업계가 의약품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카스를 제외한 나머지 의약외품 전화 약의 1년 매출은 200억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편의점을 비롯한 제조업체들이 의약외품 판매를 앞당기기 위해 집중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소비자들의 불편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체들이 결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빨라야 8월 초는 돼야 일부 의약외품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며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약 판매는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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