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조윤미기자] 3일 치러지는 태국 총선에서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뒤 해외로 도피한 탁신 친나왓의 막내 여동생인 잉럭 친나와(44)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태국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44)은 이번 총선에 태국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타이를 위하여 당)의 총리 후보로 출마해 야당의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 지도자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푸어타이당은 해외도피 이후에도 도시 빈민층과 농민들로부터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는 탁신 전 총리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잉락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푸어타이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이끌고 있는 집권 민주당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잉락이 태국의 첫 여성 총리로 등극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현지 언론의 관측이다.
잉럭은 태국 치앙마이 대학에서 정치.행정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 주립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뒤 탁신 일가와 연계된 기업에서 일한 것이 경력의 대부분인 정치 신인이다. 그는 결혼 신고를 하지는 않았지만 기업가인 아누손 아몬찻 사이에서 아들 1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잉럭은 정치에 입문한지 불과 한 달 반만에 수려한 외모와 우아하고 겸손한 태도로 인기도면에서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를 앞서면서 '정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잉럭은 단기간에 사상 첫 여성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으나 ‘탁신 전 총리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무엇보다 잉럭이 넘어야 할 산은 태국 군부다. 태국 정치권에서는 잉럭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태국 군부는 다른 정치권과 연합해 쿠데타 등을 통해 그의 집권을 막을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잉럭은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태국의 전통 엘리트인 군부 등과 연합하기 위해 온갖 정치자산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 있는 파야프 대학의 폴 체임버스 교수는 “군부는 하도 강해 정당정치는 지금은 지엽적인 문제"라면서 ”현재 태국의 관심은 푸어타이당이 집권할 한다고 할 경우 군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집에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태국 군부는 이번 총선과 총선이후 태국의 정국안정을 뒤흔들 와일드 카드(wild card )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태국인들은 최악의 경우 과거 실패한 다른 쿠데다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군부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푸어타이당은 집권시 탁신 전 총리 등 정치범들을 사면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여당인 민주당은 부정부패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탁신 전 총리를사면해서는 안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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