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정적자 감축 위해 철군 서두를 듯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국방부가 올해 4월30일까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지역 전쟁과 미 본토 방어에 최소 1조달러 이상을 썼다고 밝혔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후 아프가니스탄 전역 작전 비중이 커지면서 전비가 특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한 달 동안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비는 62억달러로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되는 2011회계연도의 첫 두 달간 43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여기에는 올해 예산에 반영된 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의 급여나 지원 인력 공급업체와의 계약비용, 장비 조달 및 교체 비용, 장기 건설프로젝트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또 1000억달러로 추산되는 정보수집 등 비전투부문 비용이나 참전 상이군인들에 대한 연금 및 복지비용, 전쟁 피해국들의 복구지원 비용 등도 다 빠진 것이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이라크 전비는 6914억달러, 아프가니스탄 전비는 2885억달러가 소모됐다. ‘노블 이글’이란 이름의 미 본토 방공초계작전에 소모된 비용은 269억달러였다. 모두 합해 1조68억달러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막대한 상황에서 이같은 천문학적 전비지출은 오바마 행정부가 철군을 서두르는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을 연내 1만 명, 내년 말까지 총 3만 명을 철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증파한 3만명이 모두 철수하는 것이다.
워싱턴의 국방관련 민간 싱크탱크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의 토드 해리슨 방위예산전문가는 “국방부 발표 수치로 현 시점까지 얼마나 많은 전비가 지출됐는지 가늠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의회가 승인한 예산만 1조2000억달러이며 이와 비교한다면 추가로 지출될 국민 세금이 더 남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정부 재정적자가 1조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행정부와 공화당이 부채한도를 2조달러 이상 더 상향하는 것을 놓고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비 문제가 쟁점화됨에 따라 행정부가 철군계획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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