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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의 과실 내수로 환류시켜야

시계아이콘00분 58초 소요

분기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올 1ㆍ4분기에 민간소비액을 추월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추계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중 수출액(계절조정 실질치 기준)이 139조2163억원으로 집계돼 민간소비액 137조886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 52.2%에 이르렀다. 이 비중이 미국은 10% 미만, 일본ㆍ영국은 10%대, 중국은 20%대, 독일은 30%대인 것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통계는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그동안 달려온 길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으니 선진 한국이라는 목적지로 가려면 다른 길을 찾으라는 신호다. 내수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성장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지속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성장은 국민의 생활 수준은 개선하지 못하고 수출을 하는 기업의 돈주머니만 불려주는 성장이다. 기업들이 수출로 번 돈을 고용확대 효과가 있는 생산적 투자로 돌리기보다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의 형태로 묶어두려 해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 유형의 성장이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수출시장에 탈이 나면 기업들이 금세 감내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게 되는 위태로운 성장이기도 하다.

이런데도 한국 경제가 계속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시대착오적 구호만 외치며 질주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해외여건의 악화라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혹시 운이 좋아 한국 경제가 상당 기간 그런 질주를 계속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경우에는 국내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져 사회적 분열과 혼란이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래서 수출의 과실을 내수로 환류시키지 못하는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늦은 감은 있으나 최근 내수기반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오늘부터 이틀간 이 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각 부처 장관과 국책연구기관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체감경기 개선'과 '내수 활성화'를 중요한 주제로 내걸고 국정토론회를 연다고 하니 지켜보겠다. 설마 이번에도 그럴듯한 말풍선만 띄우지는 않으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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