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 등 임직원 보상이 잇따른 가운데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배당에서는 엇갈린 결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초 중단했던 현금 배당을 3년 만에 부활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재무 사정으로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한 것. 각사 최대주주이자 오너 일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배당액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11일 금융감독원 및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달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통주 1주당 500원과 우선주 550원의 결산 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배당은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하며 내달 18일 주주총회를 최종 통과해야 한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0.72%)ㆍ우선주(2.21%)로 기준 주가는 각각 6만9620원과 2만4900원이다. 일반적으로 배당금은 주총 결의 후 1개월 이내 지급된다.
대한항공은 ㈜한진을 비롯한 조 회장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일가 등이 지분 25.20%(1848만88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조 회장 일가는 3년 만에 75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최 회장 일가는 지난해 대한항공 보유 지분을 꾸준히 줄이면서 기존 대비 4분의1 수준인 8000만원 상당을 배당 받는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7년 이래 3년 연속 배당에 실패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매출액 5조726억원ㆍ영업이익 6357억원)을 냈지만 이익잉여금이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인 데다 결손금이 많아 배당을 결의할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3ㆍ4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300억원 상당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배당 부활을 기대했는데 성사되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올해 재무구조를 더 탄탄히 해 내년 초에는 배당 소식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실적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대한항공은 올해 매출액 12조4700억원과 영업이익 1조280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5조5000억원, 영업이익 6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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