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지도부가 3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증세없는 무상복지 시리즈'에 대해 반격을 펴고 나섰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한나라당 소속일 때 펴낸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손 대표의 '변심'에 대해 각을 세웠고,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전날 발표한 무상급식 재원에 대해 분석한 뒤, 조목조목 반론을 폈다.
홍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우리 당에 있을 복지부 장관도 했고, 복지정책에 참으로 폭넓은 혜안을 가졌다"면서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이라는 책에는 복지사회 구현을 위해 시혜적 복지와 생산적 복지를 내세우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시혜적 복지는 사회공동체가 어려운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 한다는 뜻이고 생산적 복지는 한나라당이 이야기한 일자리 창출"이라며 "제가 당 혁신위원장일때 정강정책을 개정하면서 손 대표의 책을 참고해 한나라당의 복지정책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 대표가 지금 민주당에 가서 내세운 무상복지는 민주노동당의 정강정책과 같다"며 "민노당 간부를 만났는데 민노당은 (민주당 덕에)할 일이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손 대표가 민주당 대표 취임 초기 국민 지지율이 14%까지 올랐다 오늘 보도에선 3.9%까지 내려갔다"며 "폭락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손 대표는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과 아일랜드의 과도한 복지정책에 따른 경제난을 거론한 뒤 "보편적 복지를 내세워 부자와 서민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부자에게는 자유를, 서민들에게는 잘 살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선택적 복지'가 맞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정책위의장도 "'증세 없다'는 민주당의 재원조달 방안은 굉장한 거짓말"이라며 "증세가 없다면서 국민들의 세금부담율을 2007년 21%에서 작년에 19%로 내린 것에 대해 다시 세금을 올리겠다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심 정책위의장은 "비과세감면은 80%가 저소득층과 농민, 중소업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라며 "이 부분을 환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무상의료에 따른 의료수요 급증을 예측하지 않았다는 점과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선진국의 경우 적은 학생수와 높은 세금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을 현혹하는 선동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면서 "복지를 정치에 이용하면 정치도 나라도 구렁텅이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정두언 최고위원은 "가장 시급한 복지 분야는 비정규직 문제"라며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고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직은 노동 3권의 사각지대이고, 비정규직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금년부터 비정규직 문제에 여야가 관심을 갖고 사회통합을 위해 선착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