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 2년간 중국이 세계은행(WB) 보다 더 많은 돈을 개발도상국에 대출해 주면서 국제사회의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2009년과 2010년 2년 동안 개도국 정부 및 기업에 1100억달러(약 122조6170억원) 이상을 대출해 줬다. 세계은행이 금융위기로 글로벌 시장이 휘청 거렸던 2008년 중순부터 2010년 중순까지 개도국에 대출해준 1003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개도국들이 중국에 많은 돈을 빌리고 있는 것은 중국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세계은행이나 다른 대출 기관 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FT는 두 은행의 개도국 대출 규모가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수집된 것이 아니어서 실제와 차이는 있겠지만 중국이 이끄는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금융위기 때 중국은 막강한 '큰 손' 파워를 발휘해 자원 부국에 차관해 주면서 자국 에너지기업들이 상업적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대출을 통한 글로벌 영역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과 자금 대출 대가로 원유 관련 계약들을 체결했으며 인도와는 전력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가나와는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사인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철도 건설을 맡기로 했다.
중국도 한때는 세계은행으로부터 자금 대출 지원을 받은 국가였다. 세계은행은 이러한 중국과 개도국 대출 경쟁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중국과 협력해 함께 개도국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와 논의한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세계은행과 중국이 어떻게 공조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도국들을 지원할까였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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