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 "유동성 풍부, 한국 시장 매력 여전히 높아"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코스피 지수가 신묘년 첫 거래일 장중에 3년2개월 만에 종가기준 역대 최고점 기록을 새로 썼다. 장중 2067.19까지 치솟아 지난 2007년 10월31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 지수 2064.85(종가기준)를 훌쩍 뛰어넘은 것. 장중 기준으로 역대 최고점은 2007년 11월1일의 2085.45다. 이같은 오름세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빠른 기업실적 개선세가 바탕이 된 덕분이다.
3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4.65포인트(0.71%) 오른 2065.65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쌍끌이 매수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 시각 현재 기관은 1090억원, 외국인은 714억원 규모를 순매수하고 있다. 업종별로도 대부분이 호조다. 기계, 전기전자, 의료정밀, 은행, 금융업종이 1% 이상의 오름세를 보이며 상승장의 선봉에 서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07년과 달리 이번 상승추세는 '새로운 지수대'를 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내년까지 멀리 내다보고 투자전략을 세워야할 때라는 조언이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 역사적 고점은 지나가는 길목일 뿐"이라며 "신흥국 시장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가 선진국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매력도를 한층 높여준다"고 진단했다. 원화는 금융위기 발발 당시 15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1100원대까지 약 26% 절상됐다. 투자 대상국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이에 내년에도 원화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의 투자매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올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 둔화가 문제될 수 있지만 이는 경기 모멘텀으로 상쇄할 수 있다"며 "내년에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경기모멘텀이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점에서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07년 고점과 비교할 때 기업들의 순이익은 65조원에서 83조원(현대증권 유니버스 기준)으로 늘어난 반면 밸류에이션(PER)은 13배에서 10.2배로 낮아졌다"며 "2007년 929원였던 평균 원·달러 환율 또한 1157원으로 절상돼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환율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현재의 지수는 과열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과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굳건히 뒤를 받치고 있다는 점도 주식시장의 강세 지속을 점치게 하는 요소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상승 동력이 올해도 건재하다"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은데다 한국의 저금리 기조와 비달러자산 선호에 따른 해외 유동성 유입 기대로 시중 자금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랩 상품과 연기금·우정사업본부 등의 국내 주식 투자여력이 충분하다는 것도 호재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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