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지난 31일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관심이 적은때를 골라 악재를 노출하는 '올빼미 공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공급계약 해지나 변경 등 해당 기업의 주가에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공시를 연말에 슬그머니 내놓는 것이다. 이에따라 새해 첫 거래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들의 주요 공시를 파악해 투자에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마지막날인 31일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7년에 유럽소재 선주사와 맺었던 4770억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공급계약 해지 사실을 알렸다. 자금난에 따라 선주측의 요청에 의해 계약 해지가 발생했으며 기발생 비용과 취소 보상금을 징구하는 조건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기륭전자는 넥스존과 맺은 75억원 규모의 디지털 셋톱박스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지난 31일 알렸다. 이에 거래소는 기륭전자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했다.
지노시스템 역시 지난 2007년 맺은 전기동 공급계약이 당초 예상 매출액의 19.1%에 그친 18억원 규모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골든호라이즌 플랜테이션의 지분 90%를 인수하겠다는 결정을 취소했다. 이에따라 지노시스템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유비트론은 총 4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지만 주가급락에 따라 조달금액이 최초 예정가보다 크게 낮아져 당초 증자 계획을 취소했다. 계획대로 유상증자를 이행할 경우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55분 현재 공급계약 해지소식을 알린 기륭전자는 7.59% 하락한 865원에 거래 중이다. 현대중공업(-1.81%)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을 이유로 투자금액을 손실 처리하며 마무리한 경우도 있었다.
에임하이글로벌은 지난 2008년 미국 유타주 소재의 아스팔트릿지 지역 오일샌드개발을 위한 투자 계약을 맺고 지난해 말까지 계약을 추가로 연장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과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 기간연장을 하지 않고 사업 종료할 것을 31일 공시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에임하이글로벌은 그동안 투자한 금액 50만달러 규모를 모두 손실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을 손실처리한 에임하이 0.97% 하락하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희림종합건축사무소와 이엘케이는 지난해 마지막인 31일 각각 3건과 5건의 계약체결 정정공시를 무더기로 제출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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