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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뇌건강③] 원인 모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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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FDA 조건부 승인 '아두헬름'
EMA는 승인 거부… 韓서도 불충분 결론
임상적 개선 확인 어렵고 부작용도 우려

불명확한 병인 탓, 연구방향도 각양각색
국내에서도 활발한 개발 시도

[100세 뇌건강③] 원인 모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경쟁 치열 바이오젠-에자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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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을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희망이 보이던 알츠하이머 정복의 꿈이 다시 물거품으로 변했다. 하지만 일단 승인 치료제가 나온 만큼 오히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속 치료제 개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최초 치료제’ 기대 모았지만

바이오젠·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은 지난해 6월 사상 최초로 FDA의 치매 치료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12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승인이 거부됐다. 임상적 개선을 확인하기 어렵고,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허가 역시 지난달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결과 임상 3상을 ‘확증적 임상으로 판단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위원은 "사용 시 아밀로이드베타(Aβ) 감소는 확인됐으나 치매치료 효과와는 무용성으로 판정될 정도로 미미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데서 초래됐다는 평가도 있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그간 최우선적으로 꼽혀온 건 Aβ와 타우(Tau) 단백질이었다. 뇌 속에서 Aβ 단백질이 플라크로 변해 증가하거나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엉키는 현상을 제거하면 치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경세포 사멸, 신경염증 등 다양한 학설들이 제기됐고, Aβ를 타깃으로 한 아두헬름이 좌절을 겪으면서 다른 기전에 대한 수요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명확지 않은 병인…개발 방향도 다양
[100세 뇌건강③] 원인 모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경쟁 치열

세계적으로 지난 1월 기준 143개 후보물질 대상 172개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원인조절치료(DMT) 후보물질이 119개로 가장 많고, 이 중 각 표적 계열별로는 Aβ 20개, 타우가 13개, 항염증 23개, 시냅스가소성·신경보호제 19개로 각양각색이다.


일단 아두헬름을 개발했던 바이오젠·에자이가 다시 가장 먼저 앞서가고 있다. 바이오젠은 지난 5월 FDA에 Aβ 기전의 후속 약물인 ‘레카네맙’의 허가를 신청했다. 다만 임상 3상을 완전히 마무리하진 않은 상태로 최종 임상 결과는 올 가을께 나올 전망이다.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 로슈의 ‘간테네루맙’ 등 Aβ 타깃 치료제들도 연내 임상 3상 종료를 목표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젬백스, 아리바이오, 지엔티파마, 메디프론 등 다양한 업체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대부분 Aβ나 타우가 아닌 신경염증 제거나 복합 기전을 추구한다. 젬백스는 ‘GV1001’의 국내 3상과 미국 2상을 추진하고 있다. Aβ나 타우를 증상으로 보고 뇌 속 신경세포의 항산화, 항노화를 유도해 근본 원인인 신경염증을 제거하는 기전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경구용 치료제 ‘AR1001’의 미국 임상 2상을 마친 아리바이오는 조만간 미국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뇌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의 사멸 억제, 장기 기억 형성 단백질·뇌세포 증식 단백질의 활성화 등 다중 작용 기전이다.



지엔티파마가 개발 중인 ‘크리스데살라진’은 임상 1b상 투약을 마쳤다.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제다큐어’로 상용화된 성분이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는 "활성산소와 염증이 생기면 Aβ, 타우가 증가하고 신경세포가 사멸한다"며 "이 같은 기전을 사람에게도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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