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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조사도 없이 쏟아지는 '대장동 방지법'

수정 2021.10.26 15:59입력 2021.10.26 13:10

대장동 사태로 민간 규제 법안 봇물
재발방지 필요하지만 부작용 우려도
민간개발 억제되면 지방 발전 저해
전문가 "실태조사, 분석 선행돼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국회에서 민간의 개발이익을 제한하려는 내용의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이다. 국민적 공분이 큰 사건인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아직 사태의 본질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한 실태조사 없이 민간 규제만 강화하고 보자는 식의 접근방법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26일 국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소수의 민간사업자가 막대한 이익을 챙겨 각종 특혜·로비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민간의 초과이익을 막으려는 법안이 또 나온 것이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이슈들이 하나둘 개정안으로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주택개발 이익까지 환수?

이날 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법제명을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서 ‘개발이익의 공공 환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해 공공성을 더욱 강화하고, 환수한 개발이익을 국가 균형 발전과 서민 주거안정, 주거환경 개선, 공공시설 등의 설치, 낙후지역 개발 등에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개발이익을 환원하는 대상사업에 토지 개발사업은 물론 조성된 토지 위에 주택 등 건축물을 개발하는 사업도 포함시켜 보다 많은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현재는 개발이 끝나면 정상 토지가격 상승분을 초과하는 부분에만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아파트 등 건축 뒤의 토지가치 상승분도 반영해 부담금을 산정하겠다는 취지다.

이외에도 개발이익 공공환원에 관한 약정을 신설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이 민간사업자와 개발이익 환수와 관련된 약정을 체결하게 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쏟아지는 법안…입법폭주 우려도

앞서 진성준 민주당 의원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민간의 개발이익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진 의원은 도시개발법을 고쳐 공공사업자가 출자에 참여해 설립한 법인이 도시개발사업을 하는 경우 공공 외 사업자의 지분을 50% 미만으로 하고, 민간사업자는 총 사업비의 10% 이내로만 이윤을 낼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또 개발이익환수법에서는 민간사업자 환수 비율을 현재 20~25% 수준에서 50% 수준으로 상향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의원은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간 사업자의 투자 지분을 50%로, 이윤을 총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해 진 의원의 안보다 오히려 민간 이윤율을 더 낮게 책정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정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장동 사태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으로 명확한 실체가 규명되지 않았음에도 민간 수익률부터 제한하자는 것은 자칫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 취지는 좋지만 신중한 검토 없이 시행을 서둘러 결론적으로 전셋값 폭등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임대차 3법’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 "실태조사 없는 포퓰리즘 법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개발이익환수법이 민간 개발을 위축시켜 주택 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사업자도 똑같은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데 이윤율만 6~10%로 제한할 경우 민간의 참여 활성화는 사실상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피해가 집중돼 균형발전이 저해될 가능성도 있다.


국회가 대선을 앞두고 제대로된 실태 파악 없이 과도하게 입법을 서두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개발이익이 어떻게 환수되고 있는지, 개정안이 민간기업과 지방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에 대한 실태파악이 충분히 이뤄지고 난 이후에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일단 고치고보자는 식의 표퓰리즘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며 "심도 있는 논의 없이 법안을 만들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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