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합당 두고서 극심한 혼란 겪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 상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중단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회심의 승부수였지만, 민주당 내 반발로 인해 양당 간 합당 논의는 일단 지방선거 이후로 늦춰졌다. 양당 간 합당 논의는 주요 정치 세력에 어떤 결과를 남겨줬을까.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단된 합당 논의 이후 양당은 여전히 상처 수습에 나서고 있다. 혁신당은 전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하며 정 대표가 제안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제안을 추인했다. 다만 혁신당 당무위는 "합당 제안 이후 이뤄진 혁신당에 대한 비방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연대와 통합의 기조를 해치는 발언을 자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무위는 준비위 출범과 별개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한다"고 밝혔다.
서로를 친구 우(友)자를 쓴 우당이라 불렀던 것을 감안하면, 상처가 컸음을 시사한다.
합당 제안은 지난달 22일 정 대표가 전격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이뤄졌다. 다만 이 제안은 당 최고위원회에 발표 20분 전에 통보되는 등, 사전 논의나 준비 없이 추진됐다. 결국 이언주·강득구·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반발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수준을 넘어 공개 발언, 기자회견 등으로 갈등은 전면전으로 확산됐다. 불똥은 혁신당에도 튀었다. 혁신당과의 통합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득이 되느냐 논란이, 혁신당을 둘러싼 비방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 8일 조 대표는 "설 연휴가 시작되는 2월 13일 전까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결정해달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특히 조 대표는 밀약설, 지분거래설 등이 난무하는 것에 대해 '모욕적'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정 대표는 당내 다수 그룹과 접촉 후 지난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뜻을 접었다. 당초 정 대표는 전당원투표 등을 통해 당원의 뜻을 묻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특검 추천 논란 등으로 수세에 몰리면서 의원들의 반대 여론에 일단 합당 중단을 결정했다. 합당을 제안한 지 19일 만이다.
합당이 중단된 뒤, 여진은 계속
정치권은 일단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정 대표의 리더십이 상처를 받았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출마로 공석이 된 당대표직을 두고서 정 대표는 박찬대 의원과 맞대결 끝에 승리했다. 정 대표로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 재선에 나서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여겨졌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권에서는 권리당원 투표권을 강화한 1인1표 등 역시 정 대표의 차기 전대 승부수로 봤다.
하지만 이번 합당 논란은 정 대표로서는 여러 상처를 남겼다. 우선 최고위원과도 상의가 안 된 합당 발표는, 당 운영 방식이나 리더십 운용에 있어서 문제로 꼽혔다. 뿐만 아니라 당내 의견 수렴 과정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던 합당 반대 목소리는 정 대표의 당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점도 확인시켜줬다. 뿐만 아니라 당청 관계가 삐걱인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도 상처였다.
상황은 여전히 끝이 나지 않고 있다.
경기도 지사 출마를 위해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에서 물러난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후임자로 정 대표와 가까운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이 임명된 것에 대해 "당원들의 신뢰를 저버린 인선"이라며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최고위원을 겨냥해 "쌍방울 사건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눴던 변호사를 2차 특검 후보로 추천하는 과정에 깊이 관여했던 문제,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며 "그런 분이 특위를 맡는다는 것, 당원들의 상식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정"이라고 했다.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입장문을 통해 이 최고위원을 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정치검찰의 최대 피해자인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대결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조 대표 역시 이번 합당으로 인한 타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합당 이후 범민주 진영으로 꼽혔던 양당 관계는 상당한 상처를 남겼다. 합당 관련 잡음이 나올 때마다 양당의 정치 비전 등에 시각 차이 등이 부각된 상황이다.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입지를 고려하면 상처가 쓰린 대목이다. 더욱이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경쟁하지만, 이외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당선을 막기 위해 연대하겠다는 선거 전략도 흔들리고 있다. 합당 이전 단계에서부터 지방선거에서 양당 간 관계 설정이 숙제였는데, 합당 이후 오히려 관계가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합당이 양당 간 궁극적 지향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은 향후 양측 간 선거 연합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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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이번 논란으로 인해 김민석 국무총리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 총리로서는 정 대표의 위기 상황이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당내에서는 정 대표의 견제세력으로서 친명계의 구도가 보다 두드러지게 됐다. 특히 합당 문제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정 대표를 견제했던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 등 당내 발언력이 한층 강화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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