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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G3 제물로 창작자 바칠 텐가"…창작·권리자 단체 정면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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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AI위 '액션플랜 32번' 폐기해야"
EU는 '투명성' 의무화, 美는 거액 보상
韓 정부만 '글로벌 추세' 왜곡

"AI G3 제물로 창작자 바칠 텐가"…창작·권리자 단체 정면 반기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임문영 부위원장과 참석자들이 100일 기념 떡 케이크 커팅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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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G3) 도약'을 명분으로 밀어붙이는 '저작권 면책' 정책이 문화예술계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국내 창작자·권리자 단체 열여섯 곳은 13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갈등의 뇌관은 '액션플랜 32번'이다. AI 기업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데이터를 학습해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이 조항을 두고, 창작계는 합법적인 저작물 약탈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사실상 무상 몰수"…창작계, '기계가독 옵트아웃'에 분노

정부는 "법적 불확실성을 없애야 산업이 큰다"며 속도전을 주문하지만, 현장의 시각은 싸늘하다. 창작·권리자 단체들은 이번 행동계획을 "국가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재산권을 강제 수용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성명서에서 "저작권법의 존재 이유는 창작자에게 배타적 권리를 부여해 정당한 보상을 받게 하는 것"이라며 "사기업의 영리 활동을 위해 타인의 지적재산을 포괄적·무상으로 쓰게 해주는 건 헌법 가치 훼손"이라고 꼬집었다.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창작자들의 생존권을 담보로 잡았다는 비판이다.


특히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기계가독(machine-readable)형 옵트아웃(거부 의사 표시)'은 불에 기름을 부었다. 고도의 기술적 조치가 불가능한 대다수 개인 창작자에게 "기술을 모르면 그냥 당하라"는 식의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AI G3 제물로 창작자 바칠 텐가"…창작·권리자 단체 정면 반기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임문영 부위원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는 '보상'과 '투명성'이 표준…韓만 역주행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선진국도 면책을 도입하는 추세"라며 여론을 호도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AI 시장의 시계는 정부의 주장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깜깜이 데이터'에 철퇴를 내렸다. 2024년 발효된 'EU AI법(AI Act)'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범용 AI 모델 개발사는 학습 데이터의 상세 출처 공개가 의무화됐다.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은 AI는 아예 유럽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다. '비공개·면책'을 골자로 하는 한국 정부안과 대조적이다.


'AI 종주국' 미국 시장은 법적 분쟁 대신 '돈'으로 질서를 잡았다. 오픈AI, 구글 등 빅테크들은 지난 2년간 뉴스 코퍼레이션(WSJ), 닷대시 메러디스, 레딧, 타임(Time) 등과 잇따라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소송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정당한 대가 지불'을 비즈니스의 상수로 받아들였다. "공정 이용이니 돈을 낼 필요 없다"던 초창기 주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정부가 벤치마킹 모델로 삼았던 일본조차 돌아섰다. 한때 '기계 학습 파라다이스'로 불렸던 일본은 2024년 문화청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창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학습은 불허한다"고 못 박았다. 무제한 면책이 초래할 창작 생태계의 공멸을 막기 위해 사실상 규제 강화로 방향을 튼 셈이다.


"AI G3 제물로 창작자 바칠 텐가"…창작·권리자 단체 정면 반기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임문영 부위원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글로벌 표준이 '상생'과 '보상'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유독 한국 정부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것이 창작·권리자 단체들의 결론이다. 정부가 '공정이용'을 핑계로 무상 이용 환경을 조성한다면, 기업들의 협상 의지를 꺾어 시장 기능을 마비시킬 것이란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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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G3'라는 국가적 목표는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창작자의 권리를 제물로 삼는다면, 이는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나 다름없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해법은 정부가 '선(先) 이용 허락, 후(後) 정당 보상'이라는 글로벌 원칙을 어떻게 정책에 수용할지에 달려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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