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재력 과시하며 접근
"계좌 빌려 주면 고수익" 제안
1년 만에 27억원 편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용기 여행과 명품 쇼핑 등 호화로운 일상을 과시하며 재력가 행세를 했던 중국 여성이 지인을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사기범으로 드러났다.
28일(현지시간) 지무신문, 남방도시보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창닝 경찰은 허위 신분을 내세워 지인으로부터 1300만위안(26억8000만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여성 황모씨를 사기 혐의로 형사 구금했다.
황씨는 SNS에 전용기 여행, 고급 호텔 숙박, 명품 소비 등을 과시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자신을 유명 신탁회사에서 근무하는 재벌 2세이자 투자 전문가라고 소개해 왔다.
"3억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친인척 돈 빌리고 은행 대출까지
황씨의 사기 행각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피해자 류모씨는 한 모임에서 황씨를 알게 된 뒤 연락을 이어가며 친분을 쌓았고, 류씨는 황씨의 SNS 게시물을 보고 황씨에게 신뢰를 갖게 됐다.
이후 황씨는 류씨가 해외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계좌를 통해 해외에서 국내로 8000만위안(165억400만원) 상당의 회사 자금을 송금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는 거래가 성사되면 4%의 수익을 나눠 갖자며 류씨를 설득했다. 류씨는 계좌만 제공하면 160만위안(3억3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별다른 의심 없이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수개월 동안 황씨는 "수익을 미리 정산해야 한다", "변호사 비용이 필요하다" 등의 이유를 들며 여러 차례 송금을 요구했다. 송금액은 점차 늘어났고, 나중에는 해외 출장비와 명품 구매 비용까지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다.
류씨가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황씨는 "내 몫의 2% 수익이 나오면 모두 갚겠다", "회사에서 전액 정산해 줄 것" "지금 그만두면 그동안 넣은 돈을 모두 잃는다"는 식으로 상황을 무마했다.
이후 류씨의 친척이 빚 독촉을 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남편의 추궁 끝에 류씨는 그동안 황씨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돈은 물론 친인척에게 빌린 돈과 일부 은행 대출까지 동원해 총 1300만 위안이 넘는 돈을 송금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해당 자금은 모두 황씨의 세계 여행과 전용기 이용, 명품 구매 등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SNS 속 재벌 2세는 허위…신탁회사·자금 거래 모두 조작
신고를 접수한 상하이 창닝 공안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가 SNS에서 꾸며낸 '재벌 2세'와 '성공한 금융인' 이미지는 모두 허위였다. 신탁회사 관련 업무는 물론 실제 자금 거래 내역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증거를 확보한 뒤 외지로 도주한 황씨를 검거했다. 황씨는 조사 과정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고 평범한 가정환경에서 지내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류씨를 알게 된 뒤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SNS 속 '상류층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비용 역시 모두 류씨에게서 편취한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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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황씨는 사기 혐의로 형사 구금됐으며, 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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