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에 해외로 눈 돌려
현지 생산 기반 가격 경쟁력 확보
오피스 수요 급증 베트남 선점 나서
퍼시스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국내 가구 시장 침체로 매출이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현지 생산 기반을 앞세워 글로벌 가구 브랜드에 맞설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0일 퍼시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베트남 호찌민에 쇼룸 및 오피스를 열고 본격적인 현지 영업을 시작했다. 호찌민 핵심 업무지구에 100평 규모로 마련된 이 쇼룸은 '체험형 워킹 쇼룸' 형태로 꾸며져, 프리미엄 오피스 가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퍼시스는 이번 거점을 통해 베트남 전역으로 딜러 네트워크와 유통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현지 고객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 라인업도 선보인다. 벤칭형·독립형 데스크와 인간공학 의자 등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디자인, 사양 및 가격대의 제품을 제공한다.
베트남은 퍼시스의 핵심 생산기지가 위치한 곳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퍼시스는 베트남 법인에만 154억원을 출자했는데, 이는 상반기 영업이익(53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데에는 내수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국내 가구 기업 매출의 대부분은 내수에서 나온다. 퍼시스의 상반기 중 국내 매출 비율은 94.3%다. 코로나19 이후 사무용 가구 수요 증가로 한때 매출이 올랐지만,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의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3.7% 내린 186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173억원) 대비 무려 69.4% 줄었다.
다만 해외 사업 성과도 녹록지 않다. 퍼시스 해외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실적이 상반기 들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해외 법인이 그동안 보여줬던 성장세가 한풀 꺾였고,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는 모습이다.
퍼시스가 베트남을 기점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기존 해외 시장에서 성장이 둔화한 만큼 신규 오피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동남아를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업계 역시 최근 베트남이 외국인 투자 확대와 도시화로 오피스 공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사무용 가구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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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는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현지 생산을 통한 빠른 제품 공급과 우수한 품질, 주요 글로벌 가구 브랜드 대비 20~30% 경쟁력 있는 가격 등을 무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퍼시스 관계자는 "베트남은 퍼시스만의 고품질 제품과 공간 솔루션 제안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이곳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 전체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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