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신규원전·계속운전·고준위…새정부서 뒷전 밀리는 원전 정책

시계아이콘02분 1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신임 고준위방폐물관리위원장 전문성 논란
원안위, 고리2호기 계속운전 심사 지연
신규원전 부지 선정 절차도 사실상 중단

신규원전·계속운전·고준위…새정부서 뒷전 밀리는 원전 정책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4호기 모습. 연합뉴스
AD

새 정부 출범 이후 예정됐던 원자력 정책이 연달아 지연되고 있다. 원전이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면서 업계의 불만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방폐물특별법)이 시행됐지만, 관리위원회를 이끌 위원장 인사는 지난 10월 2일에서야 이루어졌다. 위원장은 국무총리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날 대통령실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 위원장(차관급)에 김현권 전 국회의원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에 대해 "환경, 에너지 분야 기관 및 위원회 등에서 다년간 활동하며 전문성과 경험을 두루 갖췄고 정무적인 역량·소통 갈등 관리 능력을 입증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갈등이 생길 수 있는 국가적 과제를 충분한 소통과 숙의를 통해 이끌어야 하는 만큼 초대 위원장으로서 사회적 대화와 공감대 형성을 성공적으로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신임 위원장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벌써 의구심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1964년생으로 충암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학생운동과 노동 운동으로 투옥 생활을 한 뒤 고향인 경북 의성으로 내려가 25년간 마늘 농사와 한우를 키우며 농민으로 생활했다. 의성마늘명품화사업단장, 의성한우협회 회장을 지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20대 국회에 입성했으며 농업 분야 전문성을 살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원자력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지만 에너지 관련한 김 위원장의 경력은 2021년 개원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초대 원장이 거의 전부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의 배우자다.


신규원전·계속운전·고준위…새정부서 뒷전 밀리는 원전 정책

고준위방폐물특별법은 현재 원전 내 임시 저장시설에 저장돼 있는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폐물)가 2030년부터 포화됨에 따라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장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제정됐다. 관리위원회는 앞으로 기본계획 수립부터 부지선정, 주민 의견 수렴, 사회적 갈등 해소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관리위원회는 또한 환경부에서 확대 개편해 원전 정책을 맡게 된 기후에너지환경부, 현재 경주의 중저준위 방폐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도 업무를 조정하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원자력계는 관리위원회에 벌써 요구사항을 내놓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관리위원회 출범에 앞서 지난달 25일 재활용을 포함한 국가 사용후 핵연료 정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하는 특별법의 독소조항을 즉각 개정할 것, 태백 지하연구시설(URL) 부지의 기술적 논란을 투명하게 해소할 것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준위방폐물관리위원회는 위원장 1명, 상임위원을 포함해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 8명 중 4명은 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고, 나머지 4명은 국회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위원회 사무처에는 사무처장 1명과 하부조직으로 기획소통과, 부지선정과, 기반조성과 등 정원 35명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김대일 원전산업정책과장을 사무처장으로 내정하는 등 사무처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전 계속 운전은 이재명 대통령도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새 정부 들어서도 큰 무리없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5일 고리2호기 계속운전 여부를 심의했던 원안위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고리2호기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과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이 동시에 안건으로 올라왔다. 두 안건은 별건이지만 사고관리계획서와 계속운전 주기적 안전성 평가(PSR)간 방사선환경영형평가의 정합성을 맞추기 위해 이날 동시에 상정됐다.


원안위 일부 위원들은 온종일 사고관리계획서만 심의하느라 정작 계속운전은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종료됐다. 사고관리계획서도 자료를 보완해 재상정하기로 했다.


사고관리계획서는 2019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안위에 제출한 뒤 6년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안전성 심사와 총 6회의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사전 검토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일부 위원은 세부적인 내용까지 파고들며 문제를 제기했다.


수십명의 전문가들이 수년간 검토를 마친 사안에 대해 원안위 위원들이 일일이 지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한 동료 위원도 "KINS와 전문위 검토까지 마쳤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언급할 정도였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분과별로 전문가들까지 검토한 사안을 위원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겠다는 것은 위원회 조직 성격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규원전·계속운전·고준위…새정부서 뒷전 밀리는 원전 정책

차기 회의에 안건이 상정되어도 통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달 중 원안위 위원중 3명의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제대로 논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12일에는 국민의힘 추천인 김균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사, 제무성 한양대 교수, 2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추천 위원인 박천홍 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이 임기가 종료된다. 원안위 사무국 관계자는 "지난 회의 분위기를 봐서는 사고관리계획서를 다시 올린다 해도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AD

신규 원전 건설은 더욱 암담한 상황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15년 걸리는 원전보다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하반기 신규원전 부지 선정을 위해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관련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