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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저디 대표 "상업용 부동산 공실 돌파구 '변신하는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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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동산포럼 조찬 세미나

美 저디 대표 "상업용 부동산 공실 돌파구 '변신하는 건축'" 미국 도시건축 설계회사 저디(JERDE)의 필 김(Phil Kim)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서울부동산포럼 제70차 조찬세미나에서 '도시와 장소,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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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온라인 쇼핑 확대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앞으로 필요한 건 거대한 건물이 아니라 용도를 바꿔가며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건축"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필 김(Phil Kim) 저디(JERDE) 대표는 2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서울부동산포럼 제70차 조찬세미나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미래는 양적 확장이 아닌 유연성과 특별함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디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일본 도쿄 롯폰기 힐스 같은 랜드마크를 설계한 글로벌 건축·설계회사다. 국내에서는 서울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와 신도림 디큐브시티 등 복합 프로젝트를 디자인했으며 주거 분야에서는 대우건설 '한남써밋' 외관 설계를 비롯해 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와 협업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6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재건축 사업도 20건이 넘는다.


美 저디 대표 "상업용 부동산 공실 돌파구 '변신하는 건축'" 25일 서울부동산포럼 조찬세미나. 최서윤 기자

김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피스와 리테일 면적이 줄었고 앞으로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100만㎡ 규모의 상업시설을 짓겠다고 하면 말릴 것"이라며 "규모 중심 건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 다이닝, 커뮤니티 같은 경험 요소가 더 중요해졌다"며 "층고를 기존 5~6m에서 12m로 확 높이고 중간층을 넣어 리테일로 쓰다가 필요 없어지면 공연장이나 전시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이 건축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도시 경쟁력은 건물 규모가 아니라 '사람을 불러 모으는 힘'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홍콩 몽콕에 세운 초고층 복합쇼핑몰 '랭함 플레이스'를 예로 들었다. 지상에서 최상층(15층)까지 4분 만에 오르는 고속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방문객이 빙글빙글 돌며 내려오도록 동선을 짰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도 한 회에 4분이 걸린다. 사람이 집중을 유지하는 시간이 그 정도"라며 "건축도 마찬가지로 지루해지기 전에 새로운 경험을 만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랭함 플레이스는 연간 3500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됐다. 좁은 대지에 호텔·오피스·상업시설을 모두 얹은 고밀도 개발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美 저디 대표 "상업용 부동산 공실 돌파구 '변신하는 건축'" 저디의 필 김 대표(왼쪽)와 한국사무소 안상현 대표가 25일 서울부동산포럼 조찬세미나에서 '도시와 장소,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김 대표가 영어로 발표하고 안 대표가 한국어로 동시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서윤 기자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핵심 화두는 '적응(Adaptation)'이라고 했다. 저디는 싱가포르의 한 오래된 학교를 개조해 젊은 층이 찾는 호텔로 바꿨고, 방콕에서는 주민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계단식 공간을 중심으로 공연과 행사가 이어지는 커뮤니티 몰 '더 커먼스'를 설계했다. 도쿄 긴자의 츠타야 서점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책 자체로는 수익이 안 나지만, 문화를 판다는 개념으로 이벤트와 전시를 열면서 부가 가치가 생겼다"며 "이런 방식이 앞으로 리테일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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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수동도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가 해외에 가서 좋은 사례를 배웠지만, 지금은 해외 클라이언트와 건축가들이 한국에 와서 성수 같은 지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고 했다. 이어 "성수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며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장소"라며 "커뮤니티와 상권이 어떻게 흡수되는지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백화점은 백화점, 오피스는 오피스로 구분됐지만 이제는 경계가 허물어졌다"며 "도시는 건물의 합이 아니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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