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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인증'에 발목잡힌 韓 전기차 개조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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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컨버전, 탄소중립 핵심역할 해야"
제도·인식 개선에 중소 부품생태계 육성 필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전기차 개조(컨버전) 저변을 넓히고 산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는 인증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중장기 탄소중립계획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차 공급만으로는 부족한 데다 해외 각국에선 개조 전기차 산업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정책지원을 펼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정부나 학계, 민간 차원에서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19일 열린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은 "유럽을 필두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한편 일부에선 국가 내 주행을 제한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대 보급을 목표로 했으나 신차만으로는 달성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등록된 차량은 2643만대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86만대(수소차 포함) 정도로 3.3% 수준에 불과하다.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5만대 안팎 수준이니, 현 수준보다 두세 배 이상 더 팔리더라도 목표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편견'과 '인증'에 발목잡힌 韓 전기차 개조 생태계 미국 전기차 개조업체의 좀비222. 포드 머슬카 머스탱을 기반으로 제작한 전기차다. 800마력, 248㎏·m 힘을 낸다. 회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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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서는 1950년부터 시도
2034년 글로벌 시장규모 44조↑

개조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차를 모터·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바꾼 것을 뜻한다. 국내에선 다소 낯선 방식이나 차량 개조나 튜닝 등 애프터마켓 시장이 활성화된 해외에선 전기차 개조 역시 시장의 주요 한 축을 맡는다. 1950~60년대부터 미국이나 독일 대형 완성차 업체에서도 과거 출시했던 내연기관 모델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했다. 1990년대 들어선 개조용 부품을 하나로 묶은 키트 방식으로 파는 업체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초 20세기 초반 출시된 유명 클래식카를 중심으로 시장이 생겼는데, 이후 탄소배출 저감 움직임과 맞물려 고성능차 등 다양한 분야로 번져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대 들어 자동차 튜닝산업 육성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삼았고 개조 전기차 역시 눈여겨본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 세계 시장규모가 47억달러(약 6조5000억원), 2034년이면 318억달러(약 4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편견'과 '인증'에 발목잡힌 韓 전기차 개조 생태계 오토살롱테크코리아 2025 행사장 전경.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그럼에도 국내에 관련 시장이나 산업이 제대로 크지 못한 건 일차적으로 인증 등 관련 제도 탓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차량 개조·복원사업을 하는 라라클래식의 김주용 대표는 "차량 튜닝에 관한 규정이 미비해 컨버전 자체를 산업화한 사례가 아직 없고 기존 완성차 제작사로부터 차량을 받아 전동시스템을 장착해 신차로 출시한 사례가 일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기차 개조는 차량 튜닝 승인 대상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신차 수준의 안전성 확인시험을 거쳐야 하는 터라 비용이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3000㎞ 주행시험이나 전자파 적합성·구동축전지 안정성 시험 같은 경우 중소 업체로서는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는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비용만 5억원 넘게 들고 시간이 1년 이상 걸리는 데다, 문제는 이러한 절차를 거쳐 승인받더라도 같은 시스템을 다른 차종에 적용한 개조는 허용하지 않고 같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편견'과 '인증'에 발목잡힌 韓 전기차 개조 생태계 평택항 수출선적장에 주차된 전기차. 연합뉴스

"인증제도·인식 개선 필요"
李정부, 튜닝산업 육성의지

개조차 자체의 저변이 넓지 않은 점, 완성차 업체가 내놓는 신형 전기차와의 성능 차이 등 개조 전기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편향된 점도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차량 부품 생태계에서 현대차·기아의 독점적 지위가 공고한 점도 시장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 회장은 "1t 트럭 포터의 경우 국가연구개발 과제로 전기차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현대차에서 재빨리 포터 전기차를 개발해 신차로 내놨다"며 "중소 부품업체가 간단한 제작 키트를 개발해서 내놓고 소비자나 일선 정비업소에서 가능한 형태여야 하는데 완성차 업체에서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를 약속했다. 내연기관차 퇴출 전략 역시 차종·수요자 여건에 맞춰 진행하기로 최근 확정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았다. 전기차 개조와 관련한 부분 역시 규제를 간소화하거나 합리화는 쪽으로 정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편견'과 '인증'에 발목잡힌 韓 전기차 개조 생태계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왼쪽부터), 김호경 한국교통안전공단 팀장, 김주용 라라클래식 대표가 19일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 발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관련 기술이 마련됐으나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점을 정부 내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현재 시험항목의 경우 과거 2009년 만들어져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시험항목을 간소화하거나 빠르게 할 수 있게 손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전기차 개조 실적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향후 본격적으로 대상을 넓혀 2028년이 되면 연간 3000대까지 수혜 대상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김호경 한국교통안전공단 팀장은 "전기차 컨버전 기술을 고도화해 튜닝제도를 통한 안전성 인증과 상용화를 지원하는 한편 안전성 검증기술을 개발해 산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라며 "내연차 정비수요 감소로 위기에 놓인 정비업계가 전기차 정비·튜닝 전문업체로 전환하도록 지원해 친환경 시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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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이날 개막한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문전시회 오토살롱테크코리아 2025 부대행사 일환으로 열렸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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