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외길, 기와·한지에 새긴 사유의 흔적
'실용에 전각을 입히다'…오는 21일까지
소봉(小峯) 김충열 작가의 개인전 '기와 위에 새긴 마음-자연과 시간을 새기다'가 1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순천 모긴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약 40년간 오직 예술의 길을 걸어온 작가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오롯이 경험할 수 있는 자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충열 작가는 기와와 한지라는 한국적 재료 위에 전각과 서예를 결합한 독보적인 작업 방식을 선보이며, 전통 예술의 현대적 재승을 시도한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동시대적 미감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작가는 "나는 늘 은둔과 방랑 사이에서 글씨를 새겨왔다"며 작업 과정 자체가 자신을 성찰하고 자연의 이치를 담아내는 구도적 행위임을 강조한다.
1985년 서예에 입문한 김 작가는 1990년대부터 전각과 서예 작업을 병행하며 자신만의 예술적 지평을 넓혀왔다. 한국서예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 등 유수의 공모전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다수 입상한 이력은 그의 예술적 역량을 방증한다. 또한, 수많은 전국 단체전과 초대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세계를 확장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 현재 순천에 거점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그는 전각이 지닌 실용성과 예술적 가치를 넘나들며 창작의 범위를 넓히는 데 매진하고 있다.
특히 김 작가의 작품들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시간이 맞닿는 지점에서 형성된 깊은 사유의 흔적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는 그가 기와와 한지에 새겨 넣은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오랜 수행과 명상의 결과물로 해석된다. 과거의 재료와 행위를 통해 오늘날의 관람객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그의 예술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와 삶의 울림을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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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긴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각의 생활성과 예술적 미학을 동시에 조명하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며 "김충열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많은 분이 삶 속에서 예술이 주는 깊은 위로와 영감을 얻어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허선식 기자 hss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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