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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소아의료]③수련 포기하는 전공의들 "소아과 가느니 차라리 일반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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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전문의 배출 2022년 199명→올해 24명으로 급감
하반기 전공의 지원율도 50%선…3년 후 인력난 가중 우려

편집자주지난해 2월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일 년 반 만에 수련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중증·응급환자를 다루는 필수 진료과의 상황은 여전히 위태롭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낮은 출생률과 함께 불합리한 수가체계, 갈수록 높아지는 사법 리스크 등으로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기존 전문의들은 이탈하고 있다.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가 벌어지면서 갑자기 발생하는 응급 소아환자, 전문적인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소아질환의 진료체계도 흔들리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도 적은데, 아이들을 돌볼 의사는 더 부족한 상황. 아시아경제는 6회에 걸쳐 소아의료 체계의 현실과 개선 방향을 짚어 본다.

"지금 지역에선 아이에게 장 중첩이 생기면 안 됩니다. 소아외과 의사가 없어 수술을 받으려면 전국을 떠돌 수 있기 때문이에요."(남소현 부산백병원 소아외과 교수)


"아파서 입원했다가도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좋아지면 방긋방긋 웃는 아이들을 보면 여전히 울컥하고 감격스러워요. 하지만 필수과 기피 현상에 의·정 사태까지 겪으면서 꼭 내가 이 어려운 길을 갈 필요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수련 복귀를 고민하는 사직 전공의)


[무너진 소아의료]③수련 포기하는 전공의들 "소아과 가느니 차라리 일반의로" 2023년 3월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당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전문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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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전국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환자 수 감소와 병원 운영의 어려움, 보호자들의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며 '소아청소년과 폐과'를 선언했다. 주로 의원급 소아청소년과를 개원한 의사들이 수가 인상을 요구하며 성명까지 냈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현장 상황은 조금도 나아진 게 없다.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종합병원의 전공의들마저 대거 사직하면서 그나마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업무는 더욱 가중됐고, 버티다 못한 의료진이 사직이나 이직을 택하면서 '기피과'라는 인식은 더욱 굳어졌다.


이 같은 소아청소년과의 위기는 무엇보다 신규 배출되는 전문의 숫자가 급격히 줄고 있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27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매년 200명대를 넘나들던 소아청소년과 신규 전문의는 2022년 199명, 2023년 172명, 2024년 131명으로 감소하다 올해는 겨우 24명 배출되는 데 그쳤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된 뒤 추가 수련을 통해 자격을 얻게 되는, '소아'가 붙은 세부분과 전문의 배출은 더 참담한 실정이다. 소아청소년과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소아신장과 소아혈액종양, 소아중환자 분야는 최근 9년간(2016~2024년) 전국에서 배출된 전문의가 각각 19명, 29명, 31명에 그쳤다.


3년 후의 전문의 배출을 예측할 수 있는 전공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6년 124%까지 회복된 적 있으나 2018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급감해 2023년엔 2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엔 전국 50개 대학병원 중 38곳에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마저도 의·정 사태를 겪으면서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7%에 그쳤다. 고육책으로 2022년부터 소아청소년과 수련 기간을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줄였지만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중증 소아환자를 돌볼 인력이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다.


[무너진 소아의료]③수련 포기하는 전공의들 "소아과 가느니 차라리 일반의로"

당장 수련병원들이 하반기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모집을 마감했지만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 지원율은 5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빅5'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역시 이들 과의 전공의 지원율은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지난달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수련병원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전공의의 72.1%가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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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급종합병원의 교수는 "일부 돌아오겠다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 가운데는 추가 근무, 심야 당직 등은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성장클리닉 개원 등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 자격을 따려 지원하는 속내가 엿보인다"며 "출산율도 걱정이지만, 태어난 아이를 잘 키워내기 위한 소아 전문의는 감소도 그에 못지않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무너진 소아의료]③수련 포기하는 전공의들 "소아과 가느니 차라리 일반의로"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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