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독립 60주년 경축연설
불확실성 속 생존전략 AI 꼽아
일자리 재설계·교육 강화도 강조
싱가포르가 독립 60주년을 맞은 가운데 로런스 웡 총리가 17일 "제자리에 머무는 것은 곧 뒤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웡 총리는 이날 기술교육원(ITE) 본부에서 2025년 국경일 경축연설을 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려앉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싱가포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중 경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스스로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하는 작은 개방 경제"라며 "우리는 세계가 만들어가는 질서 속에서 단순한 방관자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경제 활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동시에 AI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협력해 일자리를 재설계하고 근로자 재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산업으로는 바이오메디컬, 그린에너지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크란지와 셈바왕 등 싱가포르 북부 신도시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크란지에는 지난해 10월 문을 닫은 싱가포르 터프 클럽 부지를 재개발해 1만4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 단지가 10년 내 들어설 예정이다.
대외 리스크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무역을 꼽으면서 "작지만 영리한 나라"로서 기민함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을 내놨다. 싱가포르는 미국으로부터 10%의 낮은 관세율을 부과받았지만, 이 또한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보고 보수적인 자세를 취했다.
웡 총리는 미·중 경쟁 속에서 편 가르기에 휘둘리지 않고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간 김 용 싱가포르 부총리 겸 통상산업부 장관은 지난 5월 UBS 콘퍼런스에서 미·중 분열 속에서 중립을 지키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방국가 간 '가교' 역할을 맡는 싱가포르 특성상 한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자국 관심사에 기반해 지정학적 사안들에 대한 입장을 정한다는 원칙이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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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타파 이즈딘 솔라리스 스트래티지 싱가포르 수석 분석가는 이번 연설을 두고 "싱가포르가 번영을 유지해온 비결은 정치적 안정, 사회적 조화, 경제적 활력이라는 삼각 구도"라며 "이는 웡 총리의 연설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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