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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사이 회색, 역경 속 희망 상징"....中미술 거장 우관중 첫 단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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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회색' 구성 대표작 17점 공개
'두 마리 제비' '강남회상' 등 대표작 선봬
국내 첫 단독전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우관중(1919~2010)의 예술세계는 크게 흑, 백, 회색으로 이뤄졌다. 예술의 자유를 빼앗긴 문화대혁명 시기를 기점으로 회색과 백색으로 나뉘며, 흑색은 그 모든 걸 초월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 의미를 담은 전시 '우관중: 흑과 백 사이'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우관중의 국내 최초 단독 전시다.

"흑·백 사이 회색, 역경 속 희망 상징"....中미술 거장 우관중 첫 단독전 '우관중: 흑과 백 사이' 전시 전경.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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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과 홍콩예술박물관의 공동주최로 마련됐다.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여가문화서비스부 산하 홍콩예술박물관이 '홍콩 위크 2025@서울'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해외 전시 시리즈로, 홍콩예술박물관이 소장한 우관중의 대표작 17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우관중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중국 예술가 중 한명으로, 학창 시절 항저우 국립 예술 아카데미에 입학해 펑몐(1900~1991) 및 판톈서우(1897~1971) 등 중국 미술 거장에게 교육받았다. 1947년 국비 장학생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3년가량 유학한 후 귀국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후학 양성에 매진했으나 1966년 문화대혁명 시점을 맞아 본인의 작품을 스스로 파기하는 암울한 시기를 통과했다.


이때 작품에 반영된 색깔이 회색이다.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를 맡은 홍콩예술박물관의 나디아 라우 박사는 "동양의 수묵화와 서양의 유화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시면서 흰색과 회색, 흑색을 많이 사용하셨다"며 "연대기로 따지자면 회색은 문화대혁명 시기로, 그림은 못 그리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흰색은 문화대혁명 이후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표출하며 세상이란 하얀 화선지에 먹을 뿌리는 느낌으로 작업했다"며 "검은색은 시대와 재주가 성숙도를 이뤄 어느 경지에 이뤘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부연했다.


"흑·백 사이 회색, 역경 속 희망 상징"....中미술 거장 우관중 첫 단독전 우관중 '여주 고향'(1998), 예술의전당

검은색 작품으론 1998년작 '여주 고향'이 있다. 중국 강남 지역 과일인 여주를 그린 유화로, 과일의 쓴맛을 예술가의 고통과 연계한 작품이다. 나디아 라우 박사는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쓰디쓴 인생을 경험한 우관중은 자기 경험이 녹아 있는 쓴맛이 강한 여주를 자주 그렸다"며 "한번 쓴맛을 본 열매는 다시 먹을 때 쓰지 않는다는 작가의 철학이 반영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전시에는 작가의 대표작 '두 마리 제비'(1981), '수로'(1997), '강남 회상'(1996) 등이 선을 보인다. 흰색의 대표작인 '두 마리 제비'는 수묵화지만 '피에트 몬드리안' 기법을 적용해, 먹으로 그린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그림을 분할했다. 나디아 라우 박사는 "전통적인 중국의 수묵화 기법에 서양화의 구도를 접목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회색의 대표작은 '만남'(1999)이다. 새순이 돋는 버드나무 가지를 그린 유화로, 여타 작품과 달리 간결성을 뒤로하고 복잡한 선과 점들로 역동적인 면모를 앞세웠다.


우관중은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다. 가족의 만류에도 병상에서 붓을 잡은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은 '둥지'(2010)다. 점, 선, 면이 감정과 얽혀 부드러운 얽힘과 격렬한 투쟁을 일으키는 작품이다. 우관중은 해당 작품을 홍콩예술박물관에 기증할 의사를 밝히고 기자간담회를 한 당일인 2010년6월25일 숨을 거뒀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전 세계 곳곳에 기증됐는데, 우관중은 생전 본인 작품을 소유물로 여기지 않고 대중에게 향유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졌다고 한다.

"흑·백 사이 회색, 역경 속 희망 상징"....中미술 거장 우관중 첫 단독전 우관중 '둥지'(2010). 예술의전당

이번 전시는 작가의 뜻을 기린 아들 우커위(Wu Keyu) 홍콩예술박물관에 기부한 1억홍콩달러(약 175억원)로 조성한 '우관중 예술후원'의 지원으로 마련됐다. 전시장 내에는 우관중 예술후원으로 꾸려진 몰입형 설치작품 '감성의 연못 - 서울 판'도 선보인다. 홍콩 아티스트 장한겸 정의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관람객이 패드에 그림을 그리면 이를 우관중의 화풍으로 바꿔 전시장 공간에 투사한다. 전시는 오는 10월1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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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관중 개인전으로 시작을 알린 '홍콩위크 2025'는 오는 9월26일 본격 가동한다.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산하 여가문화서비스부 주최로, 무용·음악·영화·만화·시각예술·패션 등 총 14개 프로그램을 통해 홍콩의 예술성과 문화 다양성을 국내에 소개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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