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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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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신분으로…중고거래 사기단의 덫
'먹튀' 거래에, 가짜 티켓 판매까지
대포통장, 위조신분으로 추적 피해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김모씨는 얼마 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눈여겨봤던 가방이 싸게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400만원이던 제품이 300만원까지 내려오자 놓쳐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바로 거래 문의를 했다. 판매자 이모씨가 본인 계좌에 입금하면 두시간 뒤 퀵으로 보내준다는 말에 김씨는 곧바로 송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배송 소식이 없어 사이트에 재접속했더니 이씨의 계정은 사기 연루로 차단된 상태였다. 알고 보니 피해자는 김씨뿐만이 아니었다.

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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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시 한명의 명의를 도용해 '먹튀' 사기를 일으키는 조직범죄가 늘고 있다. 위조 신분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으로 가짜 티켓 등을 판매하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위조 신분 보여주며 구매자 다수를 속였다

12일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씨로부터 발생한 피해 사례만 239건이었다. 서울 종로경찰서, 세종 남부경찰서 등 전국 각지에서 이씨 관련 사건이 접수됐다.


사기 방식은 위조 신분증을 제시해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등 치밀했다. 이후 현관 앞에서 돈을 보내면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물건을 가져가게 하는 '문고리 거래'를 활용했다. 돈을 받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상품권의 경우 사용이 완료된 기프티콘을 보내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미지 조작을 통해 가짜 티켓을 팔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이도하씨(30)는 "뮤지컬 티켓을 사려고 42만원을 보냈고 티켓 이미지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조작된 이미지였다"며 "이씨의 사기 행각이 경찰서에 접수됐다고 통보받았지만 이씨의 신원도 불분명하고 언제 잡힐지도 모르는 채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뮤지컬 티켓 사기 피해자가 받은 위조 티켓. 독자 제공

이씨 외에 다른 명의를 활용한 사기 역시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전북 군산에 사는 노천후씨(57)는 오모씨에게 골드바 거래 사기를 당했다. 당초 대면 거래를 하기로 했지만, 거래 당일 오씨가 노씨에게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돌연 문고리 거래를 제안했다. 노씨는 골드바를 가져가기 위해 275만원을 보내고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오씨는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시간을 끈 뒤 연락을 끊었다. 오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만 40여명에 이른다.


이름은 하나지만 여럿이서 활동…피의자 특정 어려워

이처럼 중고거래를 악용한 사기 범행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조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이들과 유사한 수법을 사용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지난 1월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신분을 위조해 이동식 농막, 컨테이너 등 고가 물품을 미끼로 563명에게서 총 3억7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일당 4명을 구속 송치했다.


그러나 조직적인 중고사기 범행에 대한 경찰 수사는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고거래 사기에 나서면서 위조 신분증과 대포통장을 통해 경찰의 추적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포통장의 경우 이체내역을 추적해야 하는데 여러 은행에 이체내역이 있을 경우 각 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따로 받아야 해 피의자를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피의자의 인적 사항이 확인된다고 해도 이런 조직의 총책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현지 경찰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거래 사기는 크게 타인의 명의를 활용하는 조직범죄와 개인이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본인 명의로 저지르는 범죄로 나뉜다"며 "개인의 범행은 비교적 금방 추적하지만, 조직 범죄는 텔레그램 등에서 개인정보 데이터를 받거나 명의를 구매해 신분을 속이고 대포통장을 활용하는 등 신상이 노출되지 않아 수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구매자들이 사기를 예방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더치트 등을 통해 거래 상대방의 계좌번호가 사기에 연루된 적 있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비비대면 개설이 가능한 자유적금계좌 등을 통해 새 계좌를 만들어 사기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AI를 이용해 티켓, 상품권 이미지를 조작하는 수법도 등장하면서 피해자를 교묘히 속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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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중고거래 사기는 갈수록 조직화해 피의자를 특정하기도 어렵다"며 "부동산 거래 시 중개인을 끼는 것처럼 중고거래 플랫폼이 책임을 가지고 거래를 중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고거래 시 선입금 방식의 거래는 피하는 게 사기 예방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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