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시계아이콘01분 5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위조 신분으로…중고거래 사기단의 덫
'먹튀' 거래에, 가짜 티켓 판매까지
대포통장, 위조신분으로 추적 피해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김모씨는 얼마 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눈여겨봤던 가방이 싸게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400만원이던 제품이 300만원까지 내려오자 놓쳐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바로 거래 문의를 했다. 판매자 이모씨가 본인 계좌에 입금하면 두시간 뒤 퀵으로 보내준다는 말에 김씨는 곧바로 송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배송 소식이 없어 사이트에 재접속했더니 이씨의 계정은 사기 연루로 차단된 상태였다. 알고 보니 피해자는 김씨뿐만이 아니었다.

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AD

중고거래 시 한명의 명의를 도용해 '먹튀' 사기를 일으키는 조직범죄가 늘고 있다. 위조 신분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으로 가짜 티켓 등을 판매하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위조 신분 보여주며 구매자 다수를 속였다

12일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씨로부터 발생한 피해 사례만 239건이었다. 서울 종로경찰서, 세종 남부경찰서 등 전국 각지에서 이씨 관련 사건이 접수됐다.


사기 방식은 위조 신분증을 제시해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등 치밀했다. 이후 현관 앞에서 돈을 보내면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물건을 가져가게 하는 '문고리 거래'를 활용했다. 돈을 받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상품권의 경우 사용이 완료된 기프티콘을 보내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미지 조작을 통해 가짜 티켓을 팔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이도하씨(30)는 "뮤지컬 티켓을 사려고 42만원을 보냈고 티켓 이미지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조작된 이미지였다"며 "이씨의 사기 행각이 경찰서에 접수됐다고 통보받았지만 이씨의 신원도 불분명하고 언제 잡힐지도 모르는 채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뮤지컬 티켓 사기 피해자가 받은 위조 티켓. 독자 제공

이씨 외에 다른 명의를 활용한 사기 역시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전북 군산에 사는 노천후씨(57)는 오모씨에게 골드바 거래 사기를 당했다. 당초 대면 거래를 하기로 했지만, 거래 당일 오씨가 노씨에게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돌연 문고리 거래를 제안했다. 노씨는 골드바를 가져가기 위해 275만원을 보내고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오씨는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시간을 끈 뒤 연락을 끊었다. 오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만 40여명에 이른다.


이름은 하나지만 여럿이서 활동…피의자 특정 어려워

이처럼 중고거래를 악용한 사기 범행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조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이들과 유사한 수법을 사용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지난 1월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신분을 위조해 이동식 농막, 컨테이너 등 고가 물품을 미끼로 563명에게서 총 3억7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일당 4명을 구속 송치했다.


그러나 조직적인 중고사기 범행에 대한 경찰 수사는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고거래 사기에 나서면서 위조 신분증과 대포통장을 통해 경찰의 추적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포통장의 경우 이체내역을 추적해야 하는데 여러 은행에 이체내역이 있을 경우 각 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따로 받아야 해 피의자를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피의자의 인적 사항이 확인된다고 해도 이런 조직의 총책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현지 경찰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거래 사기는 크게 타인의 명의를 활용하는 조직범죄와 개인이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본인 명의로 저지르는 범죄로 나뉜다"며 "개인의 범행은 비교적 금방 추적하지만, 조직 범죄는 텔레그램 등에서 개인정보 데이터를 받거나 명의를 구매해 신분을 속이고 대포통장을 활용하는 등 신상이 노출되지 않아 수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명한테 239명 당했다…42만원 보냈더니 돌아온 것은

구매자들이 사기를 예방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더치트 등을 통해 거래 상대방의 계좌번호가 사기에 연루된 적 있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비비대면 개설이 가능한 자유적금계좌 등을 통해 새 계좌를 만들어 사기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AI를 이용해 티켓, 상품권 이미지를 조작하는 수법도 등장하면서 피해자를 교묘히 속이고 있다.


AD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중고거래 사기는 갈수록 조직화해 피의자를 특정하기도 어렵다"며 "부동산 거래 시 중개인을 끼는 것처럼 중고거래 플랫폼이 책임을 가지고 거래를 중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고거래 시 선입금 방식의 거래는 피하는 게 사기 예방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국가서 36억 빌려 투입하자 확 달라졌다…자동화·자원화 된 도축장⑤
    국가서 36억 빌려 투입하자 확 달라졌다…자동화·자원화 된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