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광주, 전방에서 더현대까지] 섬유산업 심장서 복합몰 부지로(上)

시계아이콘01분 3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약 9만평 공장 부지, 복합쇼핑몰로 재편
국제설계공모·기여금 협상 등 절차 추진
조건부 승인까지, 올해 하반기 착공 예고

"이곳이 다시 살아난다는 말에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지난 1일 광주 북구 임동 전남방직 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조심스레 내놓은 말이다. 수년째 '들어온다더라'는 소문만 무성했던 개발 계획이 마침내 현실화되자 기대와 망설임이 교차한다.


이곳은 1935년 일본 가네보가 세운 방직공장으로 시작했다. 해방 이후 매각을 거쳐 전방(주)과 일신방직이 터를 잡으면서 한때 광주 산업화를 이끌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섬유산업 쇠퇴와 공장 노후화로 전방은 2017년, 일신방직은 2019년 생산을 멈췄다. 이후 9만평(약 31만㎡)의 땅은 침묵을 지나 복합쇼핑몰 개발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광주, 전방에서 더현대까지] 섬유산업 심장서 복합몰 부지로(上) ‘더현대 광주’ 예정 부지 내 남아 있는 옛 일신방직 공장 굴뚝. 송보현 기자
AD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22년 여름,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더현대 서울'의 성공을 모델 삼아 광주형 프로젝트로 확장한다는 구상이었다. 당시 그룹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현대백화점이 없는 광주를 전략적 출점지로 낙점했다.


이후 2023년 3월 광주시는 국제지명설계 공모를 통해 사업 외형을 구체화했다. 당선작으로는 덴마크 건축사 어반 에이전시의 '모두를 위한 도시'가 선정됐다. 15분 도시 구상과 녹지 순환망, 역사문화공원 조성 등 지속 가능성을 담은 설계였다.


그해 11월에는 개발이익 환수 방안이 마련됐다. 광주시와 사업자는 총 5,899억원 규모의 공공기여금 중 3,000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도로·공원·학교 부지 등 현물로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광주, 전방에서 더현대까지] 섬유산업 심장서 복합몰 부지로(上) 광주 북구 임동 ‘더현대 광주’ 부지. 송보현 기자

2024년 들어 사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현대백화점은 현지법인 '더현대 광주'를 설립하며 300억원을 출자했고, 같은 해 3월 추가 납입으로 총 600억원을 투자했다. 건축 설계는 스위스의 세계적 건축사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맡았으며, 연면적 27만3,895㎡로 '더현대 서울'보다 1.5배 큰 규모다. 복합쇼핑몰 외에도 도심형 호텔, 영화관, 문화시설 등이 포함된다. 이어 12월에는 광주시 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가 지구단위계획을 조건부로 의결하며 행정 절차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올해 2월 사업자는 부지 잔금을 완납하며 소유권을 확보했다. 함께 제출된 주상복합아파트(4,328세대) 계획안은 복합몰과 병행 추진 중이다. 복합쇼핑몰은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마무리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교통영향평가 협의가 지연됐다. 시는 대중교통·보행 중심 정책을, 북구청은 도로 확장과 인근 재개발 연계를 요구하며 입장 차를 보였다. 두 차례 보완 끝에 6월 조건부 승인이 이뤄졌고, 진입도로 기부채납, 교량 설치 시기 조율, 차량 진·출입량 관리 방안 등이 조건으로 부과됐다.

[광주, 전방에서 더현대까지] 섬유산업 심장서 복합몰 부지로(上) ‘더현대 광주’ 공사 현장 외벽에 부착된 출입금지 안내문. 송보현 기자

광주시와 현대 측은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7년 말 또는 2028년 초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하반기 착공을 예정대로 진행해 2028년 초까지는 문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권 영향평가도 병행 중이다. 지난 5월 중간보고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 약 3,000만명 가운데 1,900만명은 주변 상권도 이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음식점·가전·패션 업종은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반면, 화장품·제과·커피 업종은 피해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현장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감지된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더현대가 들어서면 유동 인구는 늘겠지만, 손님이 분산돼 오히려 매출이 줄 수 있다"며 "상생 기금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D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겐 선택권이 넓어지는 변화지만, 같은 생활권 내 경쟁은 영세상인에게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광주경영자총협회 측은 "더현대 광주가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중소기업과 협력업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