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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3' 해피엔딩 버렸다…다수결은 옳은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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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로 마침표, 황동혁 "미국판은 없다"

"'오징어게임3' 해피엔딩 버렸다…다수결은 옳은가"[인터뷰] '오징어게임3'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30일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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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시즌 3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2021년 시즌 1 공개 이후 6년 만이다. 전 세계를 뒤흔든 시리즈는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안고 막을 내렸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황동혁 감독은 "이 자리가 정말 마지막 인터뷰"라며 "홀가분하면서도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는 "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작품을 생각하며 살았다"며 "이만큼 큰 사랑과 관심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시즌 3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제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가 시즌 3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지막 게임 '고공 오징어 게임'은 사회 구조의 축소판이다. 황 감독은 "공사장 형태의 무대는 부실하게 쌓인 사회를 상징한다"며 "기둥이 낡아 무너질 듯하고, 참가자들이 서로를 밀어 떨어뜨리는 모습이 지금 세상과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장 뒤편 묘지에는 라틴어 문구 '오늘은 나지만 내일은 너다'가 적혀 있다. 그는 "세상은 약자를 먼저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굴러가고, 그 약자는 점점 더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원래는 해피엔딩이었다. 성기훈(이정재)이 승리하고, 외부 지원군이 구하는 설정이었다. 황 감독은 "그렇게 만들면 시즌 4, 5도 가능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지금의 경제 불평등, 기후 위기, 난민 문제, 자영업자 부채 같은 현실을 보면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 작품은 자성을 촉구하는 이야기"라며 "기훈의 선택은 닥쳐올 재앙을 막기 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명기(임시완)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황 감독은 "술래잡기 게임에서 한 명을 죽이면 상금이 늘어난다는 유혹에 넘어가는 명기의 모습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딜레마"라며 "점점 더 어둠에 빠져가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배역들의 선택과 엔딩에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금자(강애심)가 아들 용식(양동근)을 찌르는 장면에 대해선 "아들이 미쳐서 살인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는 "결국 금자는 그 선택으로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현주(박성훈)는 "가장 이타적인 순간에 죽음을 맞는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황 감독은 "그 죽음은 명기와 준희(조유리)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3' 해피엔딩 버렸다…다수결은 옳은가"[인터뷰] '오징어게임3'에서 명기(임시완)가 허공을 응시하는 장면. 넷플릭스

시즌 3 곳곳에는 현대 사회에 대한 풍자가 숨어 있다. 마지막 게임장에 걸린 '안전제일' 현수막은 실제 한국 사회의 부실공사와 안전 불감증을 꼬집는다. 황 감독은 "사회도 안전제일을 외치지만 결국 발전과 이윤을 우선한다"며 "그것이 사회가 무너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황 감독은 "다수결이 정말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히틀러도 선거로 집권했다. 지금은 AI(인공지능), 가짜뉴스, 포퓰리즘이 판치는 세상이다. 다수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회의가 들었다"고 밝혔다.


외신들이 '오징어 게임'을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로 해석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 감독은 "이건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후기 자본주의 사회라면 어디든 벌어지는 일이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진다"고 말했다.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시즌 3 말미에 '딱지맨'으로 등장하면서 미국판 제작설이 돌았지만, 황 감독은 "전혀 계획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케이트는 그냥 팬으로서 카메오 출연한 것"이라며 "미국판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핀오프 제작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최 이사가 박 선장 집 벽에 딱지맨과 프런트맨이 함께 낚시하는 사진을 붙여둔 장면에서는 여러 상상이 가능하다"며 "그런 소소한 외전은 생각해볼 수 있지만, 큰 이야기는 시즌 3으로 끝났다"고 선을 그었다.


황 감독은 차기작으로 극장 영화를 고심 중이다. 그는 "원래 차기작으로 극장 영화를 생각했는데, 한국 극장 시장이 너무 빨리 무너졌다"며 "누군가의 돈을 받아 영화를 찍는 건 돈을 벌겠다는 약속인데, 그 약속을 쉽게 드릴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창작자로서의 철학도 명확하다. 그는 "자기 것을 잃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누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면 아무것도 안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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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황 감독은 "사랑도, 비판도 모두 감사하다"며 "이 모든 것은 작품에 대한 관심과 파급력의 결과다. 내 생에 또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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