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휘종 예술 수용한 고려…도쿄대 교수 "실질적 교류로 봐야"

시계아이콘01분 1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고려, 회화·서화 수입하고 감상 공간 모방
북송도 고려 영향 받아…'고려도경' 등 증명
"직접 교류하며 특별한 관계를 맺었을 듯"

북송 황제 휘종은 '풍류천자(風流天子)'라고 불렸다. 그만큼 미적 감수성과 안목이 탁월하고, 시·서·화에 뛰어난 삼절(三絶)이었다. 희귀한 동식물과 상서로운 상징물을 그려 화첩에 남기곤 했다.


휘종 예술 수용한 고려…도쿄대 교수 "실질적 교류로 봐야" 휘종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서학도(瑞鶴圖)'
AD

대표적 작품으로는 '서학도(瑞鶴圖)'가 꼽힌다. 대성부(大晟府)라는 관청에 명해 작곡한 대성락(大晟樂)이 연주되자, 그에 감응해 학들이 몰려드는 장면을 그렸다. 학은 도교의 신선들이 국가 지도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사신을 가리킨다. 좋은 정치에 깃드는 상서로운 기운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서학도'를 비롯해 '오색앵무도', '상룡석도' 등은 '선화예람집'이라는 대형 시·서·화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휘종이 직접 제작하거나 궁중 화원에서 대리해 제작했다고 추정된다. 한·당나라의 좌우 대칭적 화면 구성에 북송 궁정 화풍의 섬세한 묘사를 가미해 장식성과 사실성을 모두 구현했다고 평가된다. 휘종은 선화전(宣和殿)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이를 고관들과 함께 감상하고 하사했다. 북송 말기에는 화원 제도를 강화해 화풍 개혁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이타쿠라 마사아키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는 이런 변화가 한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 한국과 중국 회화사 전문 연구자로 알려진 그는 "고려 예종은 휘종에게 직접 서화와 희귀 물품을 하사받았고, 사절단은 선화전에서 휘종의 작품을 감상했다"며 "이를 본떠 회화와 서화를 수입하고 감상 공간을 모방했다"고 말했다.


휘종 예술 수용한 고려…도쿄대 교수 "실질적 교류로 봐야" 이타쿠라 마사아키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사진=국가유산청 제공]

휘종의 화풍은 고려의 산수화 중심 회화 감상 문화와 실물 교류를 통해 적극적으로 수용됐다. 특히 송대의 화풍과 시화일치(詩?一致·시와 그림이 하나가 되는 예술관)의 회화 형식은 고려를 거쳐 일본에까지 전해졌다.


일본은 휘종 시기 북송과 직접 교류한 적이 없다. 하지만 무로마치 시대에 휘종의 작품을 복원해 재구성한 남송 회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동경이 형성됐다. 이타쿠라 교수는 지난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동아시아 왕실 문화와 미술'에서 "특히 아시카가 요시미쓰·요시마사의 '동산어물(東山御物)' 컬렉션이 휘종 서화에 대한 이상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흐름을 단순히 전파로 규정하지 않았다. 북송 또한 고려와 교류하며 다양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북송 사신 서긍의 '선화봉사고려도경'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고려청자를 두고 "도기의 푸른 빛을 고려인은 비색이라고 하는데, 근래 들어 제작 기술이 정교해져 빛깔이 더욱 좋아졌다"며 극찬한다.


AD

휘종 예술 수용한 고려…도쿄대 교수 "실질적 교류로 봐야" 휘종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오색앵무도'

회화도 다르지 않았다. 이타쿠라 교수는 "휘종이 고려 화가의 그림을 보고 화원 소속이던 왕하훈 등에게 배우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며 "직접적으로 교류하며 특별한 관계를 맺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휘종의 예술 세계는 동아시아 전역에서 문화적 이상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수용 양상은 각 나라의 정치·문화적 맥락에 따라 달랐다"며 "고려는 실질적 교류, 일본은 후대의 회고적 동경으로 받아들였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