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학령인구 감소에 교육기업 등 수익성 '흔들'
생존 위해 AI에서 시니어 교육, 상조 사업까지 진출
교육 분야에서 수십년간 전문성을 쌓아온 기업들이 최근 '비전공'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취업 및 자격증 교육 중심의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유·아동 및 초등 교육에 집중하던 기업이 시니어 교육 시장에 진출하는 식이다. 국내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 구조의 재편이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주요 원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최근 'AI 교육기업'으로 대전환을 선포하고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공무원 시험' 브랜드 이미지로 잘 알려진 이 기업은 성인 중심의 취업 및 자격증 교육에서 벗어나,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에듀윌은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내부에 'AI 프롬프트 연구소'를 설치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인 정진일 피플웨어 교육컨설팅그룹 대표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연구소는 연말까지 부서별 업무 생산성을 5~10배 높이는 것을 목표로 직원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AI 기술과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을 총괄할 자회사 'AI 플랫폼 연구소(가칭)'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에듀윌 관계자는 "AI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 AI 기업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변화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공무원 시험 시장의 위축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채용 필기시험 응시율은 역대 최저인 75.2%를 기록했고, 지원자 평균 연령도 30.8세로 꾸준히 상승세다. 경쟁률은 24.3대 1로 지난해(21.8대 1)보다 소폭 올랐지만, 2016년(53.8대 1) 이래 8년 연속 하락세를 뒤집기엔 미미한 반등이란 평가다. 인사혁신처는 경쟁률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학령인구 감소를 지목한 바 있다.
다른 교육기업들에서도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전략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웅진, 대교, 교원 등 유·아동 및 초등 교육 중심의 기업들은 시니어를 겨냥한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 기존 학습지 브랜드를 활용한 시니어 대상 교육 콘텐츠뿐 아니라, 상조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저출산·고령화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고객의 생애 주기를 포괄하는 '토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출생아 수는 2016년 40만6243명에서 지난해 23만8343명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2072년에는 70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7%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5년 뒤에는 인구 10명 중 4명이 70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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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학습지 브랜드 '구몬'과 '빨간펜'을 운영하는 교원은 지난해 50세 이상 시니어를 위한 학습 패키지 '구몬 액티브라이프'를 출시했다. '눈높이'로 잘 알려진 대교는 2022년 자회사 대교뉴이프를 설립해 장기요양보험, 인지 강화 프로그램 등 시니어 돌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후불형 상조 서비스 '나다운 졸업식'도 선보였다. 웅진은 한발 더 나아가 국내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를 8830억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계약을 성사했다. 웅진은 이달 13일까지 인수를 마무리하고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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