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박찬종씨
행정 절차 허점 지적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남성에게 민방위 훈련 소집통지서가 날라와 논란이 일고있다. 행정 절차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20일 자전거 유튜버 박찬종씨 운영하는 CJ PARK에 따르면 지난 14일 '다리를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왔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박씨는 2022년 9월 교통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고 장애인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며 해당 채널을 운영 중이다.
영상에서 박씨는 민방위 소집통지서를 받고 교육장으로 향하면서 "장애인 등록을 할 때 정말 많은 서류에 서명하는데, 자동차세 할인은 구청 세무과로 가라고 하고 전기요금 할인은 한전에 하라고 하고 도시가스 할인은 도시가스에 하라고 한다"며 통합 신청이 되지 않고 일일이 신청하는 번거로움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혜택은 전부 (따로)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며 "국방의 의무도 마찬가지다. 출생신고만 하면 영장은 자동으로 나오지만, 장애인 등록을 해도 민방위에서 오라고 한다"고 했다.
박씨는 "'민방위 교육장에는 주차 공간이 없으니 걸어오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안내 데스크로 향했다. 건물 밖부터 안내 데스크까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없어 수많은 계단을 의족을 낀 채로 오르내려야 했다.
뒤늦게 박씨를 확인한 교육장 측은 "장애등급을 받았으면 주민센터에 가서 장애인 증명서를 내고 민방위 편성 제외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박씨가 다시 주민센터로 가서 민방위 편성 제외를 신청해야 하는 것이다.
그는 "어차피 주민센터에서 하는 건데, 장애인 등록할 때 한번에 (민방위 편성 제외도) 신청하면 집에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오는 불상사는 없지 않냐. 그런데 주민센터에서도 '이건 원래 따로 신청해야 한다'고 (이제야) 말하더라"라고 말하면서 "젊은 남자가 장애인 등록을 하는 경우 예비군이나 민방위 편성 제외도 같이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금 뜨는 뉴스
박씨는 2022년 9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5t 트럭에 치이는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차고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사고 1년여 만인 2023년 11월 장애인 사이클 전국체전에 도전해 은메달 4개를 땄다. 벨기에에서 열린 'UCI 패러 사이클링 월드컵'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도 장애인 사이클 선수로 거듭난 회복과 도전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 '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를 출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